(소콜로<말리> AP=연합뉴스) 국제테러단체 알-카에다가 아프리카 빈민 국가에서 '선물 공세'로 주민들을 포섭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올해 5월 최고 지도자인 오사마 빈 라덴이 사살된 이후 알-카에다 중앙 지도부는 혼란을 거듭하고 있지만, 북아프리카 지부인 이슬람 마그레브 알-카에다(AQIM)는 이같은 방식으로 아프리카 대륙에서 세를 확장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세계 최고 빈민국 중 하나인 아프리카 말리의 한 작은 마을 주민들이 묘사하는 AQIM 조직원들은 테러범보다 '키다리 아저씨'에 가까웠다. 숲 속에서 나타난 AQIM 요원들은 무기로 주민들을 위협하는 대신 우물에서 물을 좀 퍼갈 수 있을지를 정중히 물었다. 그리고 물을 구한 대가로 어린이들에게 초콜릿을 나눠줬다.


'선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들은 이같은 방식으로 주민들과 안면을 익힌 뒤 일주일에 한 번씩 마을을 방문해 현금 등의 선물을 나눠줬다. 아이가 병이 나면 직접 약을 제조하거나 음식을 갖다줬다. 심지어 임산부에게 아기 옷을 선물하기도 했다.


선물로 마을 주민의 마음을 사로잡은 뒤에는 본격적으로 사상 주입에 들어갔다. 주민들은 AQIM 요원이 "최소 10명이 모여 사는 곳이라면 사원이 있어야 한다"면서 사원 건립과 보급품 구입을 위해 10만 프랑크(약 22만원)를 마을 주민들에게 선뜻 내어줬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영국의 싱크탱크 퀼리엄 재단의 알-카에다 전문가 노만 베노트만은 AQIM의 행동이 "일종의 전술"이라고 봤다. 전직 알-카에다 연계 지하드(성전) 출신인 베노트만은 "알-카에다는 요원들에게 마을 주민을 다루는 법을 가르친다"고 말했다.


베노트만은 자신이 수단에서 빈 라덴을 처음 만나 수년간 아프가니스탄에서 알-카에다 요원으로 활동했던 과거를 회상하며, 그가 "지역 주민을 행복하게 만들어라. 그들에게 산소같은 존재가 돼라"고 가르쳤다고 밝혔다.


AQIM의 '선물 공세'는 이미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 10년간 AQIM은 최소 50명의 서방 출신 인질들을 납치, 말리 내 알-카에다 캠프에 감금시키는 방식으로 1억3천만달러의 자금을 확보했다.


또 지난 2006년 전투요원이 100여명에 불과했던 AQIM은 현재 최소 300명으로 불어나 5년동안 세 배 이상 불어났다고 전문가들을 추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