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중국 지도층의 일부 자녀가 호화 생활을 하면서 중국 대중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7일 중국에서 혁명 공신이나 전·현직 고위층 자녀를 말하는 `태자당'이 정치권력은 물론 경제적 부를 함께 장악하면서 대중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권력과 부를 모두 가진 태자당의 사치스러운 생활이 일반 대중에게 알려지면서 공산당의 정통성에 대한 도전이 우려되고 있다고 WSJ는 분석했다. WSJ은 그러면서 충칭(重慶)시 보시라이(簿熙來) 당서기의 아들 보과과(薄瓜瓜)의 사례를 들었다.


하버드대에 다니고 있는 보과과는 올해 초 베이징(北京)의 중국 주재 미국 대사관 앞에서 붉은색 페라리 스포츠카에서 내렸다. 미국 대사 딸과의 저녁 약속을 위해 도착한 것이었지만, 홍색 혁명 가요 부르기와 저소득층 주택건설 등 혁명정신을 강조하는 캠페인을 벌이는 보시라이 당서기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보과과 이외에 중국 지도층 자녀 중 해외 호화 주택 구입 등이 자국 내에 알려져 물의를 빚은 인물도 많다. 재계에 진출한 지도층 자녀도 부모와 친인척의 힘을 통해 쉽게 부를 쌓고 호화 생활을 하고 있어 여론의 반감이 커지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중국 지도층 자녀가 자신들의 부모와 다른 성향을 보이는 것은 해외 경험이 많기 때문으로 보인다. 중국 지도층 자녀 중에는 미국, 영국, 스위스 등의 유명 사립학교에 입학, 졸업하고 나서 현지의 대학에 진학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이들은 서구의 개방적이고 자유로운 환경에서 오랫동안 지내 절제와 통제에 익숙한 부모들과는 다르게 행동을 한다는 것이다. 중국의 관영 언론들은 중국 지도자들이 공산당의 엄격한 가치를 지키면서 살아가고 있다고 전한다. 하지만, 중국 국민 대부분은 많은 지도층 자녀가 불공정한 이익을 얻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지난해 인민일보의 조사 결과, 응답자 중 91%가 `중국에서 부자는 정치적 배경이 있다"고 밝혔다.


브루킹스연구소의 중국 전문가 청 리는 "중국에서 태자당의 인기는 없지만, 이들이 정치권력과 경제적 부를 모두 갖게 된데 중국 대중은 분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