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시티=연합뉴스) 6일(현지시간) 치러진 니카라과 대선에서 3선 도전에 성공할 것이 확실시되는 다니엘 오르테가(66) 대통령은 중남미의 대표적 좌파 지도자로 꼽히는 인물이다. 1979년 좌익게릴라인 산디니스타해방전선(FSLN)를 이끌면서 독재 정권이었던 소모사 족벌 체제에 종식을 가한 오르테가는 1984∼1990년 첫 대통령을 지낸 뒤 두 번의 실패를 경험하고 나서야 2006년 실시된 대선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그는 1980년대에는 미국에 정면으로 맞서는 국제적 좌파지도자로 주목받았으나 2007년 집권한 뒤로 급진적 이미지를 털어내며 니카라과의 빈곤층 살리기에 주력해 3선 도전의 토양을 마련했다는 분석이다. 오르테가는 두 번째 집권 동안 소상공인을 위한 대출과 교통 보조금 및 공무원 월 보너스 지급 등 일련의 사회프로그램을 시행해 서민들의 전폭적 지지를 이끌어냈고, 지표상으로도 구체적인 성과를 이룬 것으로 평가받는다.
세계은행(WB)은 중미에서 아이티에 이어 두 번째로 가난한 니카라과의 국민 1인당 수입이 2006년 이후 서서히 증가하고 있다며 오르테가의 거시 경제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집권 동안 장학금도 늘려 학교 입학생 수가 증가하는 대신 문맹률은 떨어뜨리는 교육 성과를 맛보기도 했다.
FSLN 지도자 시절 반대했던 민간 부문도 활성화하면서 현지 기업들의 경제활동이 과거보다 활기를 띠고 있다는 게 외부에서 니카라과를 바라보는 시각이다.
그는 임기 중 미국과 니카라과, 과테말라, 코스타리카, 엘살바도르가 맺은 중미자유무역협정(CAFTA)에 서명하면서 시장경제는 물론 과거 극도로 불편한 관계를 유지했던 미국에 확연히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물론 반미(反美) 선봉이자 중남미 좌파동맹의 절친한 동료인 베네수엘라의 우고 차베스와는 여전히 돈독한 관계를 맺고 있다. 오르테가는 차베스 정부로부터 연간 5억달러에 달하는 경제적 지원을 받고 있으며 정부 밖에 세운 사기업인 '알바니사'를 통해 이 같은 돈을 굴리며 국책사업 등 여러 용도에 사용하는 것을 알려졌다.
그가 이번 선거를 통해 3선을 확정하면 당장의 정치적 목표는 물론 지지자들 앞에서 드러내 온 영구 집권의 꿈에도 성큼 다가설 것으로 예상된다. 2009년 FSLN 성향의 대법원이 헌법상 대통령 연임제한 규정을 철폐한 뒤로 그의 추가 집권을 막을 법적 장치도 없어져 오르테가가 최대 지지층이자 인구의 절반이 넘는 빈곤층과 '주고받기'만 잘하면 4선, 5선도 가능하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그의 연임을 반대해 온 야권 인사들은 오르테가가 장기 집권체제로 들어갈 경우 경찰과 군 등 권력기관을 장악하려 들 수밖에 없고 이는 과거 소모사 정권 같은 권위주의적 정부로 회귀를 의미한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