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양의 섬나라 몰디브에서 경찰이 한 외국인 교사를 성경을 소지했다는 이유로 15일간 구금한 이후 추방한 일이 발생했다.
인도 출신의 천주교 신자이자 몰디브의 라아 아톨(Raa Atoll)에 위치한 라아파이누(Raafainu) 학교의 교사인 30세의 쉬조 콕카투(Shijo Kokkattu)의 추방 조치는 지난 2011년 9월 한 동료 교사가 학교에 있는 그의 컴퓨터에서 기독교 내용이 있는 파일을 발견하여 당국에 신고하면서 시작되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콕카투 교사의 자택에 난입하여 성경과 천주교 물품을 찾아내자 그를 체포했다. 그 후 경찰은 그에게 기독교 신앙을 전파했다는 혐의를 씌워 2주 이상 조사를 벌였고 당국은 추방을 결정했다.
콕카투 교사가 근무한 라아파이누 학교의 모함메드 쉬라즈(Mohamed Shiraj) 교장은 한 몰디브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콕카투가 2년 이상 교사로 근무했으며, 학교에서 성실하다고 인정받았던 교사였다고 밝혔다.
1,900여 개의 섬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휴양지로 유명한 몰디브는 무슬림이 다수를 차지하는 나라이다. 2010년 개정된 Operation World는 전체 인구 31만 명의 몰디브 국민의 99% 이상이 수니(Sunni)파 이슬람을 믿으며 기독교인은 약 5백 명 정도가 있는 것으로 기록하고 있다.
2008년 개정된 몰디브의 헌법은 무슬림이 아닌 주민은 몰디브의 시민이 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른 종교를 믿기 때문에 시민권을 획득하지 못한 주민들은 자신들의 집에서 개인적으로 신앙을 유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2011년 9월 몰디브 정부의 이슬람부처는 허가 받지 않은 이슬람 전파 활동과 비(非) 이슬람 종교의 전파를 통제하겠다는 지침서를 발표했다. 이 지침서는 이슬람 학자들이 동의하지 않는 어떠한 종교와 의견을 대표하는 일체의 활동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이슬람에 반하는 모든 신문, 잡지, 인터넷 사이트를 금지하고 있다.
또한 이러한 규정을 어기는 자에게 2-5년 징역형이나 가택 연금 또는 추방에 처할 수 있고, 개종 시도를 한 외국인은 추방을 받을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더불어 이 지침서는 이슬람 외의 다른 종교를 홍보, 전시, 표현하는 행위와 몰디브 현지어로 번역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더불어 이 지침서는 정부의 허가를 받은 자만이 공개적으로 설교를 할 수 있으며, 다른 종교인에 대한 증오를 선동하는 내용을 말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슬람 성직자들은 코란에 유대교와 기독교를 비난하는 내용이 있기 때문에 자신들은 다른 종교를 비판할 자격이 있다고 주장하며 타종교 비난 금지 조항을 비난하고 있다.
외국인 학자는 몰디브의 사회 규범이나 정책 그리고 자국법을 비난할 수 없고, 이슬람 신앙과 이슬람 경전 그리고 이슬람 선지자를 모독하는 내용을 유포할 수 없다고 이 지침서는 명시하고 있다.
종교를 엄격하게 통제하는 이러한 몰디브의 정책은 지난 2008년까지 30년 동안 몰디브를 통치했던 마우문 압둘 가윰(Maumoon Abdul Gayoom, 위 사진) 전(前) 대통령의 유산이다. 가윰 대통령은 사우디 아라비아의 와하비(Wahhabi) 이슬람과 기독교 선교사의 영향력으로부터 몰디브를 지키기 위해 종교와 종교 단체들을 엄격하게 통제한 독재자였다.
가윰 전 대통령으로부터 감옥에 갇히는 등의 탄압을 받아오다 지난 2008년 처음으로 실시된 민주적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하여 대통령이 된 모하메드 나쉬드(Mohamed Nasheed, 위 사진) 현(現) 대통령은 가윰 대통령의 유산을 이어가지 않으려 노력하여 왔다.
하지만 2009년 국회의원 선거에서 가윰 전 대통령이 이끄는 민중당(People’s Party)이 나쉬드 대통령이 속해 있는 온건 성향의 민주당(Democratic Party)을 제치고 다수 의석 획득을 차지함으로써 나쉬드 대통령은 그의 개혁 정책을 잘 펼치지 못하고 있다.
몰디브에서는 인권을 옹호하는 행동은 이슬람을 공격하는 서구의 음모로 간주되고 있으며, 종교를 믿지 않는 이들은 시민권을 가질 수 없고, 이슬람을 떠나는 이들은 당국으로부터 차별과 폭력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출처: 한국선교연구원(krim.org) 파발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