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의 모친인 도로시 하월 로댐 여사가 1일 새벽 별세했다. 향년 92세. 로댐 여사의 가족들은 성명을 통해 로댐 여사가 이날 0시를 조금 넘긴 시간에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숨졌다고 밝혔다. 로댐 여사는 클린턴 국무장관의 모친이자 빌 클린턴 전 미 대통령의 장모이다.


클린턴 장관은 자신의 모친이 어린시절 고난과 역경을 극복하며 자신에게 영감을 불러일으켜 줬다고 말해 왔다. 실제 1919년 6월 소방수의 딸로 시카고에서 태어난 고인은 어린 시절 온갖 역경과 외로움의 큰 상처를 겪었다.


고인의 부모는 로댐 여사가 8세 때 이혼했고, 이후 캘리포니아에 있는 조부모 밑에서 자랐다. 로댐 여사는 이후 14세가 되던 때 가정부 자리를 얻어 자립했다. 고인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대학 교육을 받는데 도움을 주겠다는 모친의 약속에 따라 다시 시카고로 돌아왔다. 하지만 이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고 로댐 여사는 다시 한 사무실에서 일자리를 얻어 스스로 생활했다.


고인은 시카고에서 여행판촉 일을 하던 휴 로댐을 만나 1942년 결혼했다. 두 사람 사이에는 클린턴 장관과 휴, 토니 두 아들이 있다.


클린턴 장관은 자서전 `살아있는 역사(Living History)'에서 자신의 모친이 어린 시절 외롭고 사랑없이 자랐다고 묘사한 바 있다. 클린턴 장관은 "어떻게 나의 모친이 그런 외로운 어린 시절에서 성장해 그렇게 다정하고 분별력있는 여성이 되었는지 여전히 놀라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로댐 여사 가족들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고인의 얘기는 정말 미국인들의 얘기"라면서 "고인은 어린 소녀로서 역경과 포기를 극복하고 놀랄만한 여성이 됐다"고 추모했다.


로댐 여사는 그동안 대중 앞에는 잘 나타나지 않았고 언론과 특별한 인터뷰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고인은 딸인 클린턴 장관이 지난 2008년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 후보 경선 과정에서 버락 오바마 현 대통령과 치열한 경쟁을 벌일 당시 경선후보 행사장에 딸과 함께 모습을 드러내고 자신의 딸을 응원했다.


당시 클린턴 장관은 모친에 대해 "우리가 해야 할 필요가 있는 일들에 대해 엄청난 멋진 아이디어를 항상 갖고 있는 분"이라고 말했다.


로댐 여사의 가족들은 고인의 장례식을 사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또 고인을 위해 조화를 헌정하는 대신 고인이 마지막 생을 보냈던 조지워싱턴대 병원이나 자선단체 등에 기부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앞서 클린턴 장관은 모친의 병세가 심각해 지자 이날부터로 예정됐던 영국과 터키 방문을 취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