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라스부르<프랑스> AFP=연합뉴스) 아랍권의 민주화 운동인 '아랍의 봄'을 이끈 활동가 5명이 유럽의회가 주는 '사하로프 인권상'을 수상했다고 의회 소식통이 27일(현지 시간) 전했다.


지난해 12월 자기희생을 통해 아랍권 민주화 운동의 불씨를 지핀 튀니지의 모하메드 부아지지가 사후(死後) 수상했다. 또 이집트의 26세 여성활동가 아스마 마흐푸즈, 리비아의 반체제 인사 아흐메드 알 사누시(77), 시리아 인권 변호사 라잔 제이투나(34)와 정치풍자 만화가 알리 페르잣(60)도 선정됐다. 부아지지는 무허가로 청과물 노점상을 하던 중 지난해 12월 여성 단속반원에게 모욕을 당한 뒤 시청 앞에서 분신을 시도해 18일 만에 숨졌다.


이 사건을 계기로 튀니지 전역에서 독재자와 부패에 반발한 시위가 일어났고, 23년간 철권통치를 해 온 지네 엘-아비디네 벤 알리 당시 튀니지 대통령은 그의 사망 후 2주 만에 국외로 도주했다.


마흐푸즈는 '4월6일 운동'을 창립해 올해 초 이집트의 민주화 운동을 주도하고 호스니 무바라크 전 이집트 대통령의 퇴진을 끌어내는데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알 사누시는 1969년 카다피 군사정변 당시 반군 혐의로 1970년 투옥, 30년 넘게 수감생활을 한 뒤 2001년 석방된 반체제 인사로, 리비아 내전 기간 시민군 편에 서서 카다피와 맞서 싸웠다.


제이투나는 현재 시리아 민주화 운동을 주도하고 있으며 만화가 페르잣은 지난 8월 뱌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을 카다피에 비유하는 등 체제를 비판했다가 괴한들에게 테러를 당하기도 했다.


옛 소련 물리학자이자 반체제 인사 안드레이 사하로프를 기리고자 1988년 제정된 사하로프상은 유럽에서 가장 권위있는 인권상으로 넬슨 만델라 전(前)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미얀마 야당지도자 아웅산 수치 여사 등이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