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연합뉴스) 처참한 모습으로 일부 언론을 통해 공개된 리비아 전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의 시신이 어떻게 처리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현재까지는 그의 시신이 리비아 서부 도시 미스라타로 옮겨졌다는 외신보도가 알려진 내용의 전부다.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는 카다피의 시신이 미스라타의 한 이슬람 사원에 안치됐다고 전했고, 알아라비야는 미스라타의 비밀 장소로 이동했다고 보도했다.
이슬람권의 장례 문화에 따르면 무슬림이 사망하면 염(殮·주검을 씻고 수의를 입히는 것)을 포함한 간단한 의식을 행한 뒤 24시간 내 매장한다. 매장시 망자의 머리는 이슬람 창시자 무함마드(영어명 마호메트)의 탄생지인 사우디 메카를 향하도록 한다.
현지 소식통은 20일(현지시간) "무슬림은 사람이 죽은 뒤에는 그 육체에 별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면서 "더운 지방이라 죽은 다음 날로 시신을 땅에 묻고 특별한 봉분이나 묘비도 만들지 않는 게 보통"이라고 말했다.
2003년 12월 고향인 이라크 티크리트 땅굴에서 미군에 체포된 뒤 2006년 12월 교수형으로 생을 마감한 사담 후세인도 고향 땅에 매장됐다.
그러나 24년간 이라크를 철권 통치했던 그의 역사적 비중을 감안해 후세인의 묘역임을 알 수 있는 표시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이라크 정부는 2009년 7월 후세인 전 대통령의 묘역을 단체로 방문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한 바로 다음 날 아라비아해 북부 해역에 수장한 미국은 많은 무슬림으로부터 이슬람을 모욕했다는 비판을 받아야 했다.
이렇게 볼 때 카다피의 시신도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이른 시일 내에 고향 시르테 등에 매장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리비아를 42년간 철권 통치한 카다피의 역사적 비중 등을 고려할 때 다른 방식으로 그의 시신이 처리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