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0일 무아마르 카다피 전 리비아 국가원수의 사망과 관련, "리비아 국민의 길고 고통스러운 장(章)이 끝났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발표한 특별 성명에서 "오늘 우리는 카다피 정권이 끝났다고 말할 수 있다"면서 카다피의 사망 사실을 확인한 뒤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특히 "오늘은 리비아 역사에 `중대한 날(momentous day)'"이라고 평가한 뒤 "카다피의 사망은 리비아 국민에게 스스로 운명을 결정할 수 있는 기회를 줬다"면서 "리비아는 이제 안정된 민주주의로 전환하기 위한 멀고 힘든 길을 가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미국은 (리비아의) 조속한 임시정부 구성과 첫번째 자유ㆍ공정 선거를 기대한다"며 "리비아의 새 지도자들은 국제사회와 함께 리비아 국민의 권리를 보호하고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오바마 대통령은 "카다피의 죽음은 서방세계의 군사행동의 정당성을 입증했다"면서 "북아프리카에서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군 임무는 곧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카다피의 죽음은 민주화시위로 오랜 독재가 잇따라 무너진 아랍권에서 중대한 일"이라면서 "철권통치는 반드시 무너진다"고 덧붙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 이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등과 화상통화를 통해 리비아 사태 등을 논의했다. 이들 정상은 카다피 정권의 몰락을 환영하면서 나토 연합과 리비아 국민에게 `특별한 날'이라는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백악관이 전했다.


이들은 아울러 최근 유럽 금융위기에 대해 논의하면서 다음달초 프랑스 칸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긴밀하게 협조하기로 합의했다.


한편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이날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 도중 보좌관이 건넨 블랙베리폰을 통해 카다피의 사망 소식을 보고 "와우(Wow)"라고 놀라워했으나 "과거에도 비슷한 보도가 있었다"면서 "확인되지 않았다(Unconfirmed)"라고 말했다고 CNN 등이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