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연합뉴스) 인도네시아에서 한국 드라마와 케이팝(K-Pop) 유행으로 시작된 한류 바람이 고등학교의 한국어 배우기로 확산하고 있다.
한국과 인도네시아 간 문화 연구·교류 민간기관인 사단법인 한·인니 문화연구원(이사장 김상태)은 18일 자카르타 시내 2개 고교에서 한국어 시범수업을 시작했으며 현재 15개 고교와 한국어 수업 개설을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원 장익환 특수사업팀장은 "교재와 교사가 확보되는 대로 사업을 확대하기로 하고 일부 학교에 한국어 수업 개설을 제안했는데, 학교장들 사이에 소문이 나면서 학교들이 먼저 수업 개설을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어 수업 개설은 사립 실업계 고교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국립 고교의 경우 새로운 제2외국어 과목을 개설하려면 교육청 승인이 필요하지만 실업계 고교는 자체적으로 개설할 수 있다.
동부 자카르타의 공업계 'SMK 수디르만고'와 'SMK 사히드 관광고'가 3개월 과정의 시범수업을 시작했고, 5개 고교가 내년 1월부터 한국어를 제2외국어 정규과목으로 개설하기로 했으며, 7개 고교는 연구원과 과목 개설을 협의하고 있다.
SMK 수디르만고 H. 수라흐만토 코마르 교장은 "학생들에게 한국어를 교육해 한국의 발전한 기술과 지식을 가르치고 싶다"며 "시범수업 후 내년부터 한국어를 정규 외국어 과목으로 편성, 전교생에게 교육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어 시범수업에 참가한 이반 아리요(16) 군은 "2PM과 빅뱅 등 케이팝을 좋아한다"며 "한국어를 열심히 공부해서 한국으로 가 공부도 하고 삼성과 엘지 같은 회사에서도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연구원의 한국어 사업과는 별도로 독자적으로 한국어 과목을 개설한 고교도 나타나고 있다. 중부 자바주 푸르발링가의 국립 푸르발링가 제1실업학교(SMK-N1)는 지난 9월부터 한국어 수업을 운영하고 있다.
이 학교 수캄토 교장은 현지 신문과 인터뷰에서 "한국어 교사가 임시교사라서 수업 진행에 어려움이 많다"며 "한국어 과목의 정교사를 확보해 정규과목으로 승격시키고 수업의 질을 높이고 싶다"고 말했다.
연구원은 자카르타 시내 중·고교를 중심으로 한국어 과목 개설을 더 확대한 뒤 로 한국어를 인도네시아 교육부가 지정하는 필수 선택 제2외국어 과목으로 편입시키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장익환 팀장은 "한류 유행과 함께 한국어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졌기 때문에 지금이 인도네시아 청소년들에게 한국어를 보급할 수 있는 적기"라며 "제대로 된 한국어 교육을 하려면 좋은 교재를 보급하고 수준 높은 교사를 양성해 파견하는 지원시스템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