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연합뉴스) 태국은 중·북부 지역에서 두 달 반 넘게 지속되고 있는 대규모 홍수로 공장 가동이 대거 중단되고 많은 농경지가 침수되면서 경제 전반에 막대한 타격을 받고 있다.
14일 태국 정부와 경제단체 등에 따르면 지난 7월말부터 지속되고 있는 홍수로 최대 피해지역인 아유타야주(州) 등의 공단에서 930여곳의 공장 가동이 중단됐고 전체 농경지의 10%가 넘는 130만 헥타르 가 물에 잠겼다.
또 관광 성수기에 들어가는 11월을 앞두고 발생한 대규모 홍수로 주요 기간 산업인 관광업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태국 77개주 가운데 26개주가 재난지역으로 선포될 정도로 홍수 사태가 악화하면서 21개국이 태국 여행 주의령을 발효했다.
태국상공회의소대학(UTCC)은 "공장 가동 중단과 농경지 침수 등 유형적인 손실과 국가 이미지 실추 등 무형적인 손실을 합하면 피해 규모가 GDP(국내총생산)의 1.3∼1.5%에 해당되는 1천567억바트(5조8천731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UTCC는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여전한 가운데 발생한 대규모 홍수로 올해 경제성장률이 당초 예상치인 4.4%에서 3∼3.5%로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수 사태로 인해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되면서 소비심리도 얼어붙고 있다. 태국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 8월 73.8에서 9월에는 72.2로 떨어져 2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고 미래 소득에 대한 신뢰지수도 8월 102.1에서 9월에는 100.3으로 하락했다.
경제단체들은 정치·경제의 중심지인 수도 방콕마저 홍수 피해를 입을 경우 물난리로 인한 피해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방콕은 중·북부 지역의 강물이 유입되는 시기와 만조 때가 겹치는 16∼18일에 홍수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솜키앗 아누라스 UTCC 부회장은 "홍수 복구 작업을 위해 정부는 정책의 우선 순위를 잘 정해야 한다"면서 "1일 최저임금 인상 등 선심성 정책의 시행 시기를 연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