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로=연합뉴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에 납치됐다 5년만에 풀려나게 된 이스라엘 병사 길라드 샬리트(25)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오랜 분쟁을 상징해 온 인물이다.
3년간의 의무 복무를 위해 군에 입대한 샬리트는 19세 때인 2006년 6월 25일 가자지구 남부 인근의 이스라엘군 초소에서 근무하던 중 하마스 대원의 기습 공격을 받고 납치당해 1994년 이후 팔레스타인 무장 세력에 처음으로 납치된 이스라엘 병사로 기록됐다.
샬리트는 피랍 후 가자지구에 억류됐지만, 구체적인 위치는 알려지지 않았다. 하마스는 국제적십자사 등의 샬리트 접견도 허락하지 않았다. 샬리트는 납치 당시의 계급인 상병에서 현재는 병장으로 진급한 상태다.
샬리트의 가장 최근의 모습은 하마스가 2009년 9월 이스라엘에 보낸 비디오테이프를 통해 공개됐다. 이스라엘은 이 비디오테이프를 건네 받는 대신 팔레스타인 여성 재소자 20명을 석방했다.
이 테이프에서 샬리트 상병은 짙은 녹색 군복을 착용하고 깨끗하게 이발과 면도를 한 모습이었다. 한 손에는 9월14일자 팔레스타인 신문을 쥐고 있었으며 약간 살이 빠진 듯하지만, 대체로 건강이 좋아 보였다.
샬리트의 친구들은 그가 소심한 성격을 지녔지만, 재능이 많고 컴퓨터와 물리학, 스포츠에 열정을 갖고 있었다고 전했다.
샬리트가 납치당하자 송환을 촉구하는 시위를 줄곧 펼쳐온 아버지 노암 샬리트 등 가족은 전국적인 유명 인사가 됐다.
샬리트 가족은 샬리트 상병의 얼굴 사진이 인쇄된 흰색 티셔츠를 입고 이스라엘 국토 횡단 행진을 벌이고 이스라엘 총리 관저 앞에서 천막 시위를 벌이는 등 정부에 석방 노력을 꾸준히 촉구해 왔다.
이스라엘 정부와 하마스 양측은 샬리트와 이스라엘 교도소에 있는 팔레스타인 재소자의 교환 협상을 벌인 끝에 타결, 샬리트는 5년만에 '자유의 몸'으로 돌아올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