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연합뉴스) 광주 인화학교 성폭행 사건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당시 사건을 학교 측에서 조직적으로 은폐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인화학교에서 수화 통역을 했던 A씨는 28일 오후 광주시내에서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2005년 6월 처음으로 성폭행 사건이 세상에 알려졌지만 이 보다 훨씬 이전에 학교에서도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피해 학생이 수화가 서툴러 사건 상황을 자세하게 표현은 하지 못했지만, 교장이 상습적으로 성폭행한 사실을 이미 다 알고 있었다"며 "굳게 입을 다물고 있다가 나중에 문제가 되자 입을 연 부분이 많다"고 주장했다.


조직적 은폐 의혹에 대해선 "한 피해학생이 담임 선생님에게 성폭행 사실을 털어놓자 '다시는 (성폭행을) 못하게 말 할테니 참아라'라고 말했다"며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지만 조직적으로 은폐하려 하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조직적인 은폐가 가능한 것은 장애인학교에 있는 교사조차 장애인을 사람으로 보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사람이 아닌 소유물처럼 대한 결과로 밖에서 알게되면 은폐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영화 `도가니'로 사건을 재조사하라는 여론이 일면서 인화학교를 졸업한 동문이 10-20여년전에 일어난 성폭행 사건을 알리는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


공소시효(7년)가 지나 사건을 재조사할 수는 없지만, 이미 드러난 사건 외에 이미 오래전부터 상습적으로 성폭행이 있었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에 A씨는 "성폭행과 관련된 소문이 많다. 2005년 당시에도 확인되지 않은 사건들이 많아 다 담아내지는 못했다"며 "이번 사건을 단순하게 `도가니' 사건으로만 끝내지 말고 제2, 제3의 도가니가 존재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 만큼 장애인 복지 차원에서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과거 잘못된 부분을 처벌하고 학교를 폐교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제도적으로 청각장애인들의 교육과 취업, 자립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어렸을 때부터 청각장애인들이 원하는 언어를 통해 제대로 된 교육을 받을 수 있게 도와줘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