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연합뉴스) 프랑스에서는 처음으로 한국 입양인 출신 상원의원이 탄생했다. 현재 수도권인 일드프랑스 지방의회 의원으로 프랑스 녹색당 사무부총장직을 맡고 있는 장-뱅상 플라세(43)는 25일(현지시간) 실시된 프랑스 상원의원 선거에서 일드프랑스 에손 지방에 녹색당 후보로 출마, 당선의 영광을 안았다.
플라세 상원의원 당선자는 7세 때인 1975년 프랑스로 입양돼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했으며 1993년 의원 보좌관으로 정계에 진출한 뒤 2001년 녹색당에 가입했다.
녹색당 2인자인 사무부총장까지 올라 일드프랑스 지방의회 의원으로 교통담당 부의장직을 수행해온 그는 이번 선거에서 아시아계로는 처음으로 상원의원에 당선되는 기록도 세웠다.
상원의원 선거를 앞두고 플라세의 당선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지자 집권당 대중운동연합(UMP)의 한 중진 의원이 그를 "우리 한국인"이라고 부르며 인종차별적 발언을 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플라세 당선자는 부유했던 입양 부모와 가족들의 사랑과 따뜻한 보살핌 속에 행복한 유년기를 보낸 뒤 정규 고등교육 과정을 마치고 금융기업을 거쳐 정치에 입문한 것으로 지난해 10월 르 피가로는 보도했었다. 플라세는 당선 소감을 통해 "녹색당 후보 10명이 상원에 진출하는 등 좌파가 전국적으로 선전해 많은 의석을 확보한 데 대해 크게 만족한다"고 밝혔다고 프랑스 언론은 전했다. 플라세 당선자는 내달 1일 시작되는 회기부터 6년 임기의 상원 의정활동을 시작한다.
한편 이날 프랑스 상원의원 선거는 해외령을 포함해 44개 도(道·데파르트망)에서 간접선거로 실시돼 총 348명의 상원의원 가운데 170명을 새로 선출했다.
특히 사회당과 녹색당, 공산당이 연합한 좌파는 내년 대선을 7개월 가량 앞두고 실시된 이날 선거에서 5공화국이 들어선 이후 처음으로 상원의 과반 의석을 차지, 재선을 노리는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에게 일격을 가했다. 26일 오전 발표된 최종 집계 결과에 따르면, 좌파는 총 348석 중 177석을 확보했으며 우파는 171석을 얻는데 그쳤다. 프랑수아 피용 총리는 우파의 패배를 인정하면서도 "내년 대선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며 배수의 진을 쳤다.
사회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수위를 달리고 있는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표는 "내년 대선의 전조 같다"며 "우파가 이번 선거를 통해 상원에서 과반을 잃은 것처럼 사르코지 대통령도 역사 속으로 사라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프랑스 상원은 하원과 함께 법률안 수정과 제정, 조약 심의, 정부 감독 기능을 하고 있지만, 하원과 합의를 이루지 못할 경우 최종 결정권은 하원에 있다. 프랑스 상원은 3년마다 선거를 실시해 절반 의석을 개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