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연합뉴스)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 격이었다. 동일본 대지진 발생 6개월 하루만인 12일 프랑스 남부 지중해 연안 도시 님 인근의 마르쿨 원전단지 인근 핵폐기물 처리센터에서 터진 폭발사고는 한 주일을 막 시작한 프랑스는 물론이고 전 세계를 바짝 긴장시킨 소식이었다. 프랑스는 58기의 원자로에서 국내 전력의 75%를 생산하는 세계 최대의 원전 국가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이날 사고는 오전 11시45분께 프랑스전력(EDF)의 자회사인 핵폐기물을 재처리하는 소코데이(SOCODEI)의 상트라코 센터에서 가동되던 한 소각로가 폭발하면서 발생했다. 특히 사망자가 발생한 상태에서 과거 소형 원자로가 몇 기 가동됐다 폐쇄된 상태라는 소식과 방사성 물질 누출 위험설까지 제기되면서 더욱 불안감을 증폭시켰다.


뉴스 전문채널인 BFM TV가 현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방사성 물질 누출 위험이 있다고 보도했고, 해당 지역 격리 조치와 주민 대피령 여부에 관한 소식들도 외신들을 통해 속속 들어왔다. 사고 소식이 전해진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진상을 파악하기 위해 프랑스 당국에 사고와 관련된 정보를 요청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나선 것이 이를 방증한다. 사고가 난 핵폐기물 처리센터를 자회사로 둔 프랑스전력(EDF)의 주가는 2-3% 하락한 선에서 움직이다 곧장 7.6%까지 곤두박질 칠 정도였다.


주무부처인 프랑스 산업·에너지부와 원자력안전청(ANS)은 물론이고 내무부와 경찰, EDF 등 관계부처와 업계가 총동원돼 사고 실체 파악을 하느라 분주했다. 결국 이 폭발사고는 주무관청인 ANS이 "폭발 사고가 난 소각로는 저준위 방사성 폐기물을 용해시키던 것으로, 방사성 물질 누출 위험이 없다"고 공식 발표하면서 발생 4시간여 만에 일단락됐다. ANS는 성명을 통해 소각로 건물이 손상되지도 않았고 부상자 4명도 방사능에 오염되지 않았다고 밝히면서 '폭발사고 종료'를 선언했다.


EDF도 이번 폭발은 원전사고가 산업재해라고 규정했다. EDF 주가는 이후 낙폭을 만회해 2.7% 하락한 선에서 마감됐다. 폭발의 원인이 밝혀져야 하겠지만 동일본 대지진에 따른 후쿠시마 원전 폭발 사고로 환경단체들로부터 후쿠시마의 교훈을 배워야 한다는 거센 압박을 받은 프랑스 정부로서는 가슴을 쓸어내린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