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리비아 반군이 수도 트리폴리의 대부분을 장악해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의 붕괴가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카다피의 행방에 국제사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카다피의 행방은 리비아 전황 못지않게 앞으로 리비아 정국의 향배에 영향을 미칠 중대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카다피의 소재지는 파악되지 않은 채 그의 행방에 대해 각종 추측만 난무하고 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트리폴리에 입성한 반군은 카다피 관저인 바브 알-아지지야 요새로의 진격을 준비하면서 카다피 축출을 위한 최후의 결전을 준비하고 있다. 카다피는 반군의 최후 공격에서 살아남는다면 해외 망명이나 국내 은신 중 한 가지를 선택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현지에서는 이미 카다피가 트리폴리를 떠나 모처에서 은신 중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결코 트리폴리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결사 항전을 촉구하는 녹음 연설과 달리 자신은 이미 트리폴리를 떠나 안전한 은신처에서 전황을 살피며 해외 망명 등의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알-자지라는 앙골라와 짐바브웨가 카다피가 망명할 가능성이 있는 국가로 거론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앙골라와 짐바브웨를 거론되고 있는 근거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동안 아프리카연합(AU)을 대표해 리비아 정부-반군 간 중재 노력을 펴온 남아프리카공화국은 남아공 항공기가 카다피의 해외 도피를 위해 트리폴리에 대기하고 있다는 일부 외신보도를 부인했다. 남아공 외교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남아공이 카다피와 그의 가족을 대피시키기 위해 항공기를 보냈다는 소문과 주장을 부인한다면서 "우리가 그동안 견지해온 입장은 리비아의 미래는 리비아 국민에 의해 결정돼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리비아 사태와 관련한 AU 고위위원회가 오는 25일 열리며 AU 평화안보위원회가 26일 개최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마이테 은코아나-마샤바네 남아공 외교부장관은 22일 현지 기자들과 만나 카다피가 아닌 남아공 국민을 리비아에서 대피시키기 위해 튀니지에 항공기를 대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은코아나-마샤바네 장관은 그러면서 카다피가 현재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며 다만 그가 여전히 리비아에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카다피가 이미 시르테나 남부 사막 기지에 숨어 있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독일 dpa통신은 한 트리폴리 주민의 말을 인용해 사람들이 집을 떠나지 못한 상태에서 폭음이 계속 들리고 있다면서 카다피가 알제리와의 국경지대로 가기 위해 이미 트리폴리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AFP통신은 최근 2주일간 카다피를 만났었다는 한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카다피가 아직 관저인 바브 알-아지지야에 머물고 있다고 22일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소식통은 "그가 아직 트리폴리에 있으며 바브 알-아지지야 관저에 머물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반군 대표기구인 과도국가위원회(NTC) 무스타파 압델 잘릴 위원장은 "카다피를 생포하기를 희망하며 그 경우 공정한 재판을 받도록 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자지라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