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연합뉴스) "관광객에게 아무리 유명하더라도 비무장지대(DMZ)는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국경선이다." 독일의 시사 주간지 슈피겔이 오는 13일 베를린 장벽 건립 50주년을 맞아 특파원들을 통해 세계 5대륙의 대표적인 장벽들을 소개하는 기사를 실었다.


남북한 분단의 상징인 DMZ와 종교분쟁의 종말을 희망하는 북아일랜드 벨파스트의 `평화의 벽', 미국과 멕시코 국경선에 놓인 1천100㎞ 길이 장벽,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영토를 구분하는 760㎞ 길이의 분리 장벽, 모로코 북부 지역 스페인 영토인 세우타와 메릴라에 설치된 장벽 등을 다뤘다. 이중 DMZ에 대해서는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국경에서 기념품을 판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한반도의 긴장상태를 강조하며 자세히 설명했다.


슈피겔은 "DMZ를 남쪽에서 접근한다면 수도 서울을 벗어나자마자 첫 감시탑이 나타나고 그 위에서 경계 태세에 있는 군인들을 만날 수 있다"며 "DMZ로 향하는 길의 끝자락에는 장벽과 대전차 장애물, 철조망 장벽 등이 더이상 진입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묘사했다. 이 잡지는 1950년대 공산 국가인 북한이 남한을 침략해 서울을 점령하기도 했으나 어느 쪽도 승리하지 못했고 150만명의 군인과 200만명의 민간인이 희생당했다고 전했다. 이어 양측이 평화협정에 합의하지 못해 길이 248㎞와 폭 4㎞의 경계선을 설정하게 됐다고 DMZ의 탄생 배경을 설명했다.


슈피겔은 남한과 북한이 여전히 기술적으로 전쟁하고 있으며, 공식적으로는 정전 상태에 있다고 덧붙였다. 1978년 북한이 제3 땅굴을 파고 군인을 침투시키려 했던 역사적인 사건과 판문점에 3개의 막사에서 남북한 군부가 회담을 하고 있으며, 남북한 경계병들이 불과 몇m를 사이에 두고 대치하는 분단의 현실도 기술했다. 이 잡지는 "DMZ는 세계 역사의 모순으로 얼마나 더 지속할지 끝을 알 수 없다. 남북한 군민 사이에서 평화는 여전히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는 글로 DMZ에 대한 소개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