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곳곳이 물난리와 가뭄으로 고통받는 가운데, 동부 아프리카(Horn of Africa)는 극한 기근과 가뭄으로 거대한 난민촌을 방불케 하고 있다. 세계 구호단체들은 아프리카의 굶주리는 주민을 향해 지원의 손길을 끊임없이 뻗치고 있으며, 최근 구호 단체의 접근을 반대하던 이슬람 반군 알-샤바브의 퇴진으로 식량 지원은 더욱 가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월드푸드프로그램(World Food Program, 이하 WFP)은 “아프리카에 굶주리는 1천2백만 이상의 사람들에게 식량을 전달하는 속도를 높이고 있다”면서 “지금부터 두 달 동안은 영양실조에 걸린 5세 이하 어린이들에게 집중적으로 수천만 톤의 음식을 공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WFP는 케냐 몸바사에 9개의 식량 더미를 공중에서부터 내리기 시작했고 160만명을 먹일 고열량 비스킷이 곧 몸바사 지역에서부터 퍼져나가 주변 지역 주민들에게 분배된다.

한편, 유엔 농림부에서는 대다수의 소말리아 주민들이 극한 가뭄과 기근을 견디지 못하고, 물과 음식을 찾아 고향을 떠나고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농림부 측은 “소말리아 사람들은 새로운 곡물을 심지 않은 채 농장을 버려두고 난민촌으로 달려가고 있다”면서 “이들을 집에 머물도록 돕고 있지만 역부족”이라며 8월 18일 가뭄 대책 회의를 소집할 전망이다.

이슬람 반군 알-샤바브의 방해로 식량 전달 조차 쉽지 않았던 모가디슈(케냐 수도) 지역은 지난 토요일 이들이 퇴진한 이후 음식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기근과 가뭄으로 바짝 말라가는 주민들도 이제 음식을 받아들 수 있게 됐다. 유엔 난민 관리처는 수십톤의 식량을 수도인 모가디슈로 실어 날랐다. 알-샤바브의 방해로 끊겨졌던 식량 지원이 5년 만에 재공급되는 역사적 순간이었다.

이슬람 반군 알-샤바브는 퇴진 이후에도 수도 모가디슈 일부를 점령해 왔으며, 유엔이 선포한 기근 위험 수위 지역 5군데를 포함, 대다수 지역에서 외국 구호단체 식량 지원을 막아왔다. 유엔 측은 “현재 소말리아 지역 370만 명이 식량 지원이 급히 필요하며, 이 중 200만명은 남쪽에 살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