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부채 상한 협상 등으로 한미 양국 의회의 한미 자유무역협정(이하 FTA) 비준안 ‘8월 처리’가 불투명해지고 있는 가운데 미주 한인들의 비준 촉구 목소리가 국회의사당 앞에 울려퍼졌다. 27일(수) 한미 FTA 촉구를 위한 풀뿌리연합(Grassroots Coalition for KORUS FTA)이 주최한 비준 촉구 집회가 국회의사당(캐논하원빌딩 앞)에서 개최됐다.


주최측인 풀뿌리연합은 “한미 FTA 협상이 이뤄지면 미국의 한국 수출량이 110억 달러 가량 늘고, 현 미국 적자는 40억 달러 줄어든다. 그러나 비준이 이뤄지지 않으면 유럽이나 캐나다와의 시장점유율 경쟁에서 밀려날 것이며, 결과적으로 34만5천개의 직장을 잃게 될 것”이라며 조속한 비준의 필요성을 재확인했다.

댄 버튼 의원(인디애나주, 코리아 코커스 의장)은 “한미 FTA 비준은 미국 내 7만개의 직업을 창출, 40억 달러에 달하는 적자를 해소한다”며 “대통령이 이 문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조속히 해결해 주길 바란다. 나도 비준 촉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날 집회는 오전 11시 캐넌 하원 빌딩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오후 1시 레이번 하원 빌딩에서 오찬, 오후 2시부터 4시30분까지 국회의원을 방문하며 비준 촉구를 당부하는 순으로 진행됐다. 오전 11시 부터 시작된 기자회견 자리에는 전 아태 소위원회 위원장 에니 팔로마베가(Eni Faleomaveaga, 사모아) 의원과 댄 버튼(Dan Berton, 인디애나주, 코리아 코커스 의장) 의원이 참석했고, 뉴욕상공회의소 이종식 회장, 휴스턴한인상공회 이지향 회장, 대뉴욕한미연합 김기철 전 대표 등 미 각지역 한인 대표들 30여명이 참석해 FTA 비준을 8월 내로 처리해 줄 것을 촉구했다.

한편 그동안 오는 8월 국회를 한미 FTA 비준안 처리 적기로 꼽아왔던 미국이 최근 9월 처리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2007년 6월 양국 정부가 서명한 한미 FTA 협정서가 자칫 사문화(死文化)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내달 6일 이후 한 달간 휴회에 들어가는 미국 의회가 한미 FTA를 8월 중 처리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 졌지만, 9월 이후에도 의회의 관심이 ‘내년 예산안 처리’로 맞춰지면서 다시 뒤로 밀려날 수 있다는 전망이라 우려를 사고 있다. 이와 관련 한인상인들의 조속한 처리 촉구 목소리가 의회의 한미 FTA 필요성을 재인식하게 시킬 것이란 기대다.

휴스턴에서 참석한 이지향 회장(휴스턴한인상공회)은 “7월 1일 한국-유럽연합 FTA가 공식 발효되면서 유럽발 한국수출량이 작년 대비 17%가 증가했다. 단 3주 만의 일이다”며 “휴스턴의 경우 한인들이 중소규모의 비즈니스를 많이 운영하고 있으며, 특히 한국에서 수입해 판매하는 사업들도 많다. 이번 FTA가 통과되면 무엇보다 한인 동포들이 많은 혜택을 누리게 될 것”이라고 지지의사를 분명히 했다.

한미 FTA 조기 비준에 대한 강한 의지를 갖고 있는 양국 현 대통령이 직접 나선다면 9월 중 처리가 가능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한인들의 조속한 처리 촉구가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