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AP=연합뉴스) 미국에서 백인과 소수인종 간의 빈부격차가 약 20배까지 벌어지면서 조사 시작 이래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26일 미국 인구조사국 자료를 바탕으로 퓨 리서치 센터가 인종별 자산규모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09년 미국 내 백인 가구의 자산은 평균(순자산 중간값) 미화 11만3천149달러(약 1억1천900만원)로, 히스패닉계 가구보다 약 18배, 흑인 가구보다 약 20배나 됐다.
이같은 차이는 퓨 리서치 센터가 같은 조사를 시작했던 지난 1984년 이후 가장 큰 격차다. 경제 활성화에 힘입어 다수의 저소득층이 중산층으로 도약했던 1995년에는 백인과 흑인·히스패닉 간 빈부격차가 약 7배까지 감소했었다.
특히 2009년 히스패닉계 가구의 자산은 평균 6천325달러(약 660만원)로, 2005년에 비해 66% 감소했고, 흑인 가구의 자산은 5천677달러(약 600만원)로 같은 기간 53% 하락했다.
2005년 16만8천103달러(약 1억7천700만원)로 백인 가구를 앞질렀던 아시아인 가구의 자산도 2009년 7만8천66달러(약 8천200만원)로 절반 이하 감소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백인 가구의 자산 감소폭은 16%에 지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중장년층이 많은 백인의 경우 자산 가운데 주식형 펀드예금이나 퇴직연금의 비율이 높은 반면 상대적으로 연령층이 낮은 소수인종은 자산 대부분이 부동산인 점이 빈부격차 확대의 이유인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캘리포니아와 플로리다, 네바다, 애니조나주(州) 등 부동산 거품이 심했던 지역에 많이 거주하는 히스패닉계의 경우 지난 2000년대 초중반 집값 상승으로 자산이 증가했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로 자산이 대폭 감소했다.
아시아인도 부동산 경기 침체의 타격을 크게 받은 캘리포니아주(州) 등 일부 도시에 주로 거주하고 있는데다 최근 미국에 정착한 저소득 아시아인이 늘어난 것도 자산 급감의 이유로 분석됐다.
한편 미국 내 상위 10% 가구의 자산은 2005년 전체 인구 자산의 49%에서 2009년 56%로 확대됐으며, 상위 10%에 진입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 자산은 같은 기간 64만6천327달러(약 6억7천900만원)에서 59만8천435달러(약 6억2천900만원)로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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