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13일 백악관 내 공화당 대표부와 정부 부채한도 상향조정을 논의하다 회의장을 박차고 나가는 일이 발생했다.

이날 오바마 대통령은 에릭 캔터 공화당 하원원내 대표가 정부 지출삭감에 바탕을 둔 합의안을 거론한 것에 대해 격렬히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이 문제가 내 대통령직을 끝내버릴 수도 있지만, 양보하지 않겠다”고 말하며 회의장을 나갔다.

캔터 의원은 “오바마 대통령이 매우 동요된 상태로 ‘여기에 충분히 오랫동안 앉아있었고, 역대 대통령 중 누구도 이 자리에 이런식으로 앉아있지 않을 것. 내가 해야할 일의 한계에 다다랐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CNN과 로이터 등 주요 외신들은 오바마 대통령과 양당 지도부가 4차례나 백악관 회의를 열어 국채발행 한도를 높이기 위한 협상을 벌였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는 14일 오후 늦게 다시 백악관에 모여 5일 째 협상을 이어갈 예정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15일을 협상 마감 시한으로 정했다.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도 "미 의회가 다음 달 2일 이전에 채무한도를 늘려주지 않으면 중대한 위기가 발생한다"며 "미국은 물론 세계 경제에도 위기를 가져 올 수 있다"고 이날 의회에서 경고했다.

오는 8월 2일 미 정부의 기술적 채무불이행(디폴트) 여부를 결정 지을 시간이 다가오면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13일 주요 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는 미국 국채에 대한 채무불이행(디폴트) 리스크를 언급하며 현재 Aaa로 최고 신용등급의 미국을 ‘부정적 관찰대상’에 올리는 등 미국 경제의 신용이 코너로 몰리고 있는 상황에, 삐걱거리는 행정부의 협상이 미국 국민들의 불안감을 고조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