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군사 개입에도 불구하고 나이지리아에서 기독교인을 겨냥한 공격과 납치가 계속되고 있으며, 오히려 공격 지역이 남부 지역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기독교 여성과 소녀들의 납치 및 강제 개종 사건을 지원해 온 변호사 '자베즈 무사'(Jabez Musa·가명)는 13일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군사 개입이 장기적으로 기독교인 박해를 막는 데 도움이 되지 못했다"고 밝혔다. 

무사는 "미국이 전투기를 동원해 공격자들을 폭격했을 당시 기독교인들은 작전이 지속된다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그러나 작전이 지속되지 않았고, 공격자들은 전략을 다시 세웠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지역에서 공격이 오히려 증가했으며 이제는 나이지리아 남부 지역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나이지리아에서는 최근 수년간 중부 지역을 중심으로 기독교인이 다수 거주하는 농촌 공동체를 겨냥한 무장 공격이 이어져 왔다. 북부 지역에서도 보코하람과 이슬람국가(IS) 연계 세력 등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의 활동으로 폭력이 계속되고 있으며, 수백만 명의 주민이 삶의 터전을 잃고 피란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도 나이지리아 내 기독교인 대상 폭력 문제에 개입해 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나이지리아 정부가 기독교 공동체를 충분히 보호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으며, 미 국무부는 나이지리아를 종교 자유 침해를 용인하는 국가로 분류했다. 

미군은 지난해 성탄절 나이지리아 북부에서 이슬람국가 테러리스트들을 겨냥한 공습을 실시했으며, 2026년 초에는 대테러 작전을 지원하기 위해 나이지리아에 병력을 파견했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당시 작전으로 수백 명의 IS 무장대원이 사망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미군 병력 대부분은 지난달 나이지리아에서 철수했다. 무사는 이 같은 철수가 미국의 개입을 불완전하게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무사는 나이지리아 정부의 대응도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가 일부 공격자들을 체포하고 기소하는 등 "행동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거기서 끝난다"며 "무장세력의 공격은 매일 이어지고 있고 공동체에는 보호가 없다. 주민들은 스스로를 지켜야 하는 상황이며 사람들이 살해되고 여성들이 납치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부활절 주일 교회 공격 과정에서 풀라니족 무장세력에 납치된 한 여성과 세 자녀의 사례도 소개했다. 당시 12세, 6세, 4세인 세 자녀를 둔 여성이 다른 교인들과 함께 숲으로 끌려갔으며, 탈출 과정에서 지병을 앓고 있던 4세 딸이 숨졌다. 

무사에 따르면 이 가족은 지난 8월 1일 탈출한 뒤 이틀 동안 음식과 물 없이 맨발로 숲을 걸었다. 가족들은 밤에는 숲속에서 잠을 잤으며, 집으로 돌아가는 과정에서 4세 딸이 결국 숨졌다. 또 다른 피해 여성은 납치된 상태에서 출산했지만 의료 장비가 없어 탯줄을 제대로 자르지 못했고, 아기는 3주 뒤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독교인 여성과 소녀들의 납치 및 강제 개종 문제도 계속되고 있다. 무사는 조스(Jos)에서 납치돼 바우치주로 끌려간 한 소녀가 이슬람 조직인 히스바(Hisbah)를 통해 무슬림 남성과 결혼할 위기에 처했던 사례를 소개했다. 해당 사건은 현재 법원에서 심리가 진행될 예정이다. 

무사는 "이런 소녀들이 많이 있다"며 "납치된 뒤 아무도 모르는 사이 개종되는 경우도 있으며, 이미 무슬림이 된 기독교 소녀들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동료 기독교인 변호사들과 언론인들의 제보를 바탕으로 납치된 여성과 소녀들을 찾아내고 법적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나이지리아 사법부에 대해서는 비교적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무사는 인권 침해 사건에서 법원이 대체로 독립적으로 기능하고 있으며, 올해 4월부터 7월 사이 아부자에서 무장세력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재판이 진행돼 일부 피고인들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고 설명했다. 

무사는 국제사회에 나이지리아 기독교인들의 상황에 보다 신속하게 대응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기독교인들의 권리가 침해되고 있다"며 "공동체가 공격을 받아 주민들이 강제로 이주하고 있으며, 많은 기독교인이 난민 캠프에서 생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피란민들이 머무는 캠프에서도 의료·식량·교육 부족과 위생 문제 등 다양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