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5년 10월 말 나이지리아를 종교 자유 특별우려국(CPC)으로 재지정했을 때, 그에 뒤따를 치열한 논쟁을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독교인들이 국가 내에서 체계적인 박해를 받고 있다"며 "나이지리아 정부가 이 위기를 해결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이 나라에서 기독교인에 대한 박해가 이슬람 무장 세력의 의도로 인한 것인지, 아니면 더 광범위한 안보 실패로 인한 것인지 의견 충돌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이 나이지리아에 조치를 취하겠다고 위협하면서 논쟁이 더욱 격화됐다.

지난 3개월 동안 논란은 계속 심화됐으며, 현지 나이지리아인들의 증언에 따르면 중부 벨트와 북부에서 수십년간 이어져 온 폭력과 납치 사건이 더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에 따르면, 12월 16일 오픈도어 인터내셔널이 주최한 온라인 세미나에서는 '고의적인 기독교 박해'를 주장하는 이들과 이에 반박하는 이들이 논쟁을 벌였다.

인권변호사이자 언론인인 자베즈 무사(Jabez Musa·가명)는 "1999년 북부 주들에서 샤리아(이슬람 율법)가 시행되면서 갈등이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샤리아는 국가 종교를 금지하는 나이지리아 헌법과 충돌하며, 현재 북부 12개 주가 그 법 아래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오픈도어는 나이지리아를 포함한 여러 국가에서 기독교인을 겨냥한 공격을 기록해 왔으며, 이러한 연구 결과가 미국 정부의 관심을 끌었다.

2009년 이슬람 민병대 보코하람의 등장은 국가적 전환점이 됐다. 이후 풀라니 무장세력과 이슬람국가 서아프리카 지부(ISWAP), 라카와라, 마흐무다 등 수많은 극단주의 단체들이 등장했다.

무사는 "보코하람은 샤리아와 이슬람 이념을 확산시켰다. 폭탄 테러와 납치, 강간, 강제 결혼, 살인은 기독교인과 취약계층에 불균형적으로 영향을 미쳤다"고 강조했다. 그는 "보코하람은 서구, 특히 교육을 거부하며 기독교를 제거해야 할 서구 문화로 인식한다"며 "그들로 인해 보수적으로 추산해도 5만 명이 넘는 기독교인이 사망했고, 수많은 이들이 강제로 삶의 터전을 떠났다"고 말했다.

미들벨트타임스 창립자이자 아프리카 종교자유관측소(ORFA)의 스티븐 케파스(Steven Kefas) 수석연구원은 "나이지리아는 20년 넘게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아 왔다"며 "최근 CPC 재지정으로 관련 대화가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15년 이상 현장에서 잔혹 행위를 취재하며, 기독교인들이 표적 박해를 받고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ORFA가 지난 7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케파스는 "2015년 글로벌 테러리즘 지수(GTI)는 풀라니 무장세력을 세계에서 네 번째로 치명적인 테러 단체로 평가했지만, 이후 이들이 더욱 치명적으로 성장했음에도 국제 테러단체 순위에서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일부 나이지리아 정부 관계자들은 이들의 공격이 특정 종교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정보·국가 지향부 장관 알하지 모하메드 이드리스는 "신앙과 정치적 성향에 관계없이 모든 나이지리아인이 테러로 고통받고 있다"며 종교적 동기를 일축했다.

그러나 케파스는 ORFA의 연구를 통해 기독교인들이 무슬림 다수 지역에서도 불균형적으로 피해를 입고 있다는 사실을 제시했다. 2019년부터 2023년까지 테러로 인한 기독교인 사망자는 1만 6,769명, 무슬림 사망자는 6,235명으로 집계됐다. 오픈도어의 2024년 보고서 『No Road Home』은 "기독교인이 무슬림보다 공격당할 확률이 세 배 높다"고 밝혔다.

일부에서는 폭력이 목축민과 농민 간의 갈등이나 기후 변화로 인한 자원 분쟁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하지만, 이번 세미나 패널들은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베누에주 출신의 테르와세 오르분데(Terwase Orbunde) 의원은 "2018년 공격으로 73명이 살해됐다. 범인들은 밤에 집을 습격해 잠든 사람들을 살해했다. 이는 토지 문제와는 아무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2024년 자신 역시 공격을 받아 팔에 총상을 입고, 아내와 비서가 납치당한 경험을 공유했다.

케파스도 "지난 10년간 인터뷰한 70개 마을 중 55%는 목축민과의 갈등이 없었고, 수십년간 평화롭게 공존해 왔다"며 기후 변화와의 연관성을 부정했다.

대부분의 패널들은 나이지리아의 CPC 재지정이 국제사회가 폭력의 실체와 역학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무사는 "우리는 미국의 개입을 환영한다"며 "유럽 국가들도 미국에 동참해, 나이지리아에서 벌어지는 박해를 멈추기 위한 실질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