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멘에서 기독교 박해가 다시 심화되고 있다. 최근 후티 반군이 장악한 지역에서 여러 기독교인이 체포되거나 실종됐다는 보고가 이어지는 가운데, 한국오픈도어선교회는 현지 기독교인 '마제드'(Majed·가명)의 사연을 전하며 중보기도를 요청했다.
예멘 지하교회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박해를 겪는 공동체다. 수십년간 이어진 내전과 극단주의 세력의 지배 속에서 기독교인들은 지속적인 위협에 노출돼 있다.
마제드는 "주변의 동료들이 극단주의자들에게 잇따라 납치됐고, 나도 곧 그렇게 될 것 같다"며 "누군가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긴장하고, 한순간 한순간이 형벌 같은 시간"이라고 했다. 이어 "진실은 꾸준하고 신중하게 다가온다. 잡힐 것을 아는 순간, 생각들이 마구 쏟아지고 모든 말과 선택들이 떠오른다. 결국 다가올 고난을 기다리는 건 매우 고통스러운 일"이라고 전했다.
그럼에도 마제드는 두려움이 아닌 신앙적 사명을 붙든다. 그는 체포가 임박했다는 사실 앞에서 가장 먼저 성경구절 암기에 힘쓰고 있으며, "저는 어디로 끌려가든 예수님을 전할 수 있도록 걸어다니는 성경이 되고 싶다"고 고백했다.
안전한 지역으로 도피할 수 있음에도 마제드는 여전히 자신의 지역을 떠나지 않고 있다. 그는 "도망칠 수는 있지만, 다른 사람들을 도와야 한다. 모두가 떠난다면 누가 남아 예수님의 사랑을 전하겠는가?"라고 물었다. 그는 가족과 친구들을 위해 기도하며, 그들 곁에 남아 위로와 평화의 역할을 감당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예멘 후티 반군이 통제하는 지역에서는 체포된 이들이 몇 주에서 몇 달, 혹은 그 이상 아무 소식 없이 실종되는 일이 흔하다. 고문과 심문이 반복되는 가운데 생사조차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다. 마제드는 "지금 이 순간에도 함께 사역하던 형제들이 심문을 받고 있을지 모른다"고 말하며 깊은 우려를 표했다.
마제드는 체포의 공포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신앙을 고백한다. 그는 "예수님은 세상에서 고난을 받을 것이라고 하셨고, 승리를 약속하셨다. 이것이 우리의 믿음"이라고 했다.
그는 자신과 공동체를 위해 기도해주는 전 세계 성도들에게 감사를 전하며 "기도는 우리를 강하게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예멘에는 빛이 필요하다. 하나님께서 고통받는 이들을 밝은 길로 인도해 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오픈도어선교회는 △하나님께서 마제드를 감옥 안팎에서 사용하시도록 △수감자들과 그 가족들이 주님으로부터 위로와 격려를 받을 수 있도록 △예멘 교회에 더 이상 해가 가지 않도록 △상처받은 이들의 마음이 치유되고, 두려움 때문에 제자들이 현재 진행 중인 사역을 멈추지 않도록 기도해 달라고 요청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