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단의 사실상 수도 역할을 하는 포트수단에서 두 교회가 조직적 기물 파손을 당했다. 최근 시내 시장 중심부에 위치한 복음주의장로교회와 정교회의 외벽에는 붉은색 스프레이로 이슬람 신앙고백이 쓰였다.
세계기독연대(Christian Solidarity Worldwide, CSW)에 따르면, 수단복음주의장로교회에는 "알라 외에는 신이 없으며, 무함마드는 그의 사자다"라는 구절과 함께 "존경받는 왕좌의 주님이신 알라 외에는 없다"는 문구가, 인근 정교회 벽에는 "알라는 영원하다"라는 문구가 쓰였다. 두 교회는 경찰서와 정부 청사 맞은편에 위치해 있으며, 보안 카메라 영상에는 차량으로 도착한 이들이 빨간색 스프레이를 들고 교회 벽에 접근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이번 사건은 2023년 4월부터 격화된 수단군(SAF)과 신속지원군(RSF) 간 내전 속에서 발생했다. 하르툼이 폭력에 휩싸인 가운데 포트수단은 수십만 명의 실향민 피난처이자 SAF 행정 거점으로 여겨졌으나, 이번 공격으로 소수종교인들 사이에 불안이 커지고 있다.
지역 당국은 낙서에 대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으며, 교회 지도자들은 지역사회의 긴장을 피하기 위해 고소를 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교인들은 낙서를 그림으로 덮어 추상 예술 작품처럼 보이게 했다. 한 교인은 "충격적이다. 이런 증오범죄가 용인된다면,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오직 하나님만이 아실 것"이라고 말했다. CSW의 스콧 바워(Scot Bower) 대표는 "분쟁 기간 동안 종교적 편협함이 급증했다"고 경고하며 당국의 조사를 촉구했다.
수단 북부 누바 산맥 출신 기독교인들은 오랫동안 차별을 겪어 왔으며, RSF와 연계된 다르푸르 아랍계 주민들에 대한 비난과 '이상한 얼굴들' 정책으로 이동의 자유가 제한돼 왔다. 이는 자의적 구금과 긴급 법원 절차를 통한 사형 선고로 이어졌다.
9월에는 무장 경찰이 아트바라에서 임시 대피소를 파괴하고 민간인들에게 하르툼으로 돌아가라고 명령했으며, 10월에는 복음주의 지도자 프랭클린 그래함 목사가 RSF 전투원들의 민간인 처형을 규탄했다. BBC 베리파이는 엘-파셔시와 인근 농촌 지역에서 RSF 전투원들이 무장하지 않은 포로를 총격하는 영상 증거를 확인했다.
RSF는 모하메드 함단 다갈로(Mohammed Hamdan Dagalo) 장군이 이끌고 있으며, 2000년대 초 다르푸르 학살을 저지른 잔자위드 민병대에서 발전했다. 다갈로는 금 수입과 민병대 네트워크를 통해 병력을 약 10만 명으로 확장했고, 아랍에미리트·터키·러시아 등의 지원을 받고 있다. 수단군은 최근 국제사법재판소에 UAE가 RSF를 지원해 집단학살 협약을 위반했다며 소송을 제기했으나, UAE는 이를 홍보 수단으로 일축했다.
다갈로는 2019년 오마르 알-바시르(Omar al-Bashir) 전 대통령이 몰락한 이후 쿠데타를 주도하며 권력자로 부상했고, 현재 전쟁은 그와 육군 참모총장 압델-파타 부르한(Abdel-Fattah Burhan) 간의 관계 단절 이후 본격화됐다. RSF는 다르푸르와 코르도판 일부를 통제하며 병행 정부 수립 계획을 발표한 상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