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르단 정부가 예수 그리스도의 세례 2000주년을 맞아 대규모 국제 축제를 준비하며 종교 관광 활성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33년 절정을 향해 다가가는 기독교의 역사적 이정표들 가운데 첫 번째 주요 행사인 2030년 '예수 세례 기념일'을 앞두고 준비가 가속화되고 있다. 이 기념일은 요한이 세례를 베풀고 그리스도의 공적 사역이 시작된 장소로 알려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베다니 비욘드 더 요르단'(Bethany Beyond the Jordan)에서 열릴 예정이다.
하심 왕국을 통치하는 압둘라 2세(Abdullah II) 국왕은 친서방 성향으로, 이번 기념행사를 전 세계 기독교인이 함께하는 축제로 만들기 위해 적극적인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요르단 관광 및 고고학부 장관 에마드 히자진(Emad Hijazin)은 "세례지 위원회, 관광부, 왕실 법원이 곧 종합적인 기념 프로그램을 발표할 예정"이라며, 세계복음주의연맹(WEA)의 신임 사무총장 보트루스 만수르(Botrus Mansour) 목사를 비롯한 국제 기독교 지도자들과 협력해 순례자 유치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만수르 목사 역시 "WEA는 요르단 당국과 긴밀히 협력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요르단 상원 관광 및 유산위원회 위원장 마이클 나잘(Michael Nazzal) 의원은 "압둘라 2세 국왕의 지도 아래 인프라를 강화하고 순례 서비스를 확대하며 모든 교파의 방문객을 환영하고 있다"며 "세례 장소는 기독교 유산의 초석으로, 이번 행사는 요르단이 신성한 기독교 역사의 신뢰받는 보금자리임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관광업계 역시 이번 기념행사를 산업 회복의 기회로 보고 있다. 네보 투어스의 한나 사왈하(Hanna Sawalha)는 "코로나19 팬데믹과 가자 분쟁으로 관광업이 큰 타격을 입었지만, 휴전이 유지되는 현재 상황에서는 중장기 계획을 세울 수 있게 됐다"며 "예수 그리스도 세례 2000주년이 관광업 회복의 정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관광업은 요르단 GDP의 약 11.4%를 차지한다. 요르단에서 2017년 관광 수입은 약 46억 달러(약 6조 7,441억 원)에 달했으며, 이번 기념행사를 통해 종교 관광의 새로운 활력을 기대하고 있다. 때문에 요르단은 세례지 인근에 1세기 팔레스타인 스타일의 마을을 건설하기 위해 1억 달러(약 1,466억 원)를 모금 중이다. 이 프로젝트는 방문객들에게 역사적·영적 체험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요르단은 이미 세계적으로 유명한 관광 명소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2007년 세계 7대 불가사의로 선정된 고대 도시 페트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와디 럼 사막, 그리고 지구에서 가장 낮은 지점인 사해가 대표적이다. 관계자들은 이번 세례 기념행사가 이러한 명소들과 함께 연간 2~5%의 관광 성장률을 이끌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재무부는 2026년 성장률을 2.9%로 전망하고 있다.
성경 고고학자들에 따르면, 요르단에는 구약과 신약에 언급된 100개 이상의 유적지가 존재한다. 특히 201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세례지는 요한복음 1장 28절에 기록된 '요단강 동쪽 강둑'과 일치하는 장소로, 오랫동안 기독교 순례자들의 발길을 끌어 왔다.
요르단 정부와 관계자들은 이번 기념행사를 통해 수백만 명의 방문객을 맞이하는 동시에, 종교적 공존과 기독교 유산 보호에 대한 국가적 의지를 재확인하겠다는 목표를 밝히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