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 내 기독교인에 대한 폭력 공격과 협박, 교회 방화 사건이 2024년에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유럽 기독교인 차별·혐오감시기구(OIDAC Europe)는 지난 17일 발표한 연례 보고서에서 지난해 유럽 전역에서 발생한 반(反)기독교 증오범죄가 총 2,211건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체 건수는 2023년보다 다소 감소했지만, 범죄 양상은 훨씬 더 폭력적으로 변했다고 평가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기독교인을 직접 대상으로 한 신체적 폭력 사건은 274건으로, 전년(232건) 대비 크게 증가했다. 교회 및 기독교 관련 시설에 대한 방화는 94건으로 집계되며 전년 대비 거의 두 배 수준으로 늘어났다. 다만 개인 대상 공격과 관련한 프랑스, 영국의 자료는 공개되지 않아 통계에 포함되지 않았다.
반기독교 사건이 가장 많이 발생한 국가는 프랑스, 영국, 독일, 스페인, 오스트리아 순으로 나타났다.
OIDAC Europe는 지난해 발생한 사건 가운데 특히 스페인에서 일어난 살해 사건을 대표적 사례로 지목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11월, 한 남성이 스페인 산토 에스피리투 델 몬테 수도원에 침입해 "내가 예수 그리스도다!"라고 외치며 76세의 가톨릭 수도사를 살해하고 일곱 명을 다치게 했다. 범인은 26세 모로코 국적 남성으로, 언론 보도에 따르면 "신의 이름으로 행동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충격적 사건으로는 2024년 1월 터키 이스탄불의 산타 마리아 성당에서 이슬람국가(IS) 추종자들이 주일 미사 중 총격을 가해 세례를 앞둔 52세 남성이 사망한 사건이 보고서에 포함됐다.
프랑스에서는 2024년 9월, 생토메르(Saint-Omer)의 '원죄 없으신 잉태 성당'이 방화로 거의 전소됐다. 1859년에 완공돼 2018년에 보수된 이 성당의 화재는 7월 루앙 대성당 화재 사고에 이어 프랑스 내 역사적 성당 피해 우려를 키웠다. 해당 사건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스페이스X CEO가 SNS를 통해 직접 언급하며 주목을 받았다.
OIDAC Europe는 자체 확인된 증오범죄 516건 외에도, 기독교 시설을 대상으로 한 기물 파손·절도·침입 등을 포함하면 총 1,503건의 사건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방화 사건의 3분의 1은 독일에서 발생했으며, 독일 천주교 주교회의는 지난해 10월 "교회 훼손에 있어 모든 금기가 무너졌다"고 강력히 비판한 바 있다.
범행 동기가 파악된 사건 중에서는 급진 이슬람주의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그다음으로 극좌 성향 이념, 기타 정치적 동기가 뒤를 이었다. 또한 사탄주의적 상징이나 언급이 포함된 사건도 15건 보고됐다.
OIDAC Europe는 보고서에서 유럽 각국에서 기독교인을 겨냥한 법적 차별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표적으로 핀란드 국회의원 파이비 라사넨(Päivi Räsänen)의 경우, 6년 전 트위터에 성경 구절을 올린 것이 이유가 되어 지속적으로 재판에 회부된 사건을 언급했다.
영국에서는 낙태시설 주변의 '버퍼존(buffer zone)' 규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침묵 기도만으로 체포·기소되는 사례가 발생했다. 아프가니스탄전 참전 군인 애덤 스미스-코너는 낙태된 아들을 위해 조용히 기도했다는 이유로 공공장소보호명령 위반 판결을 받았다.
또한 스위스에서는 가톨릭 계열 여학교가 단일 성(姓) 구성과 종교적 특성을 이유로 공공 자금 지원을 거부당했으며, 스페인에서는 남성만 가입하는 종교단체가 여성 입단을 거부해 제재를 받은 사례, 그리고 비종교적 양육권을 가진 어머니의 요청으로 아버지가 아들에게 성경을 읽어주는 것이 법원에 의해 금지된 사례도 언급됐다.
OIDAC Europe는 EU가 반기독교 혐오 문제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유대인·무슬림 혐오 대응을 위해 존재하는 것과 유사한 '반기독교 혐오대응 코디네이터' 임명을 권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