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합감리회(United Methodist Church, 이하 UMC)가 지역 연회가 결혼과 성에 대한 성경적 견해를 유지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헌법 개정안을 압도적인 찬성으로 통과시켰다.

이는 지난해 교단이 성윤리에 대한 성경적 기준을 폐지하기로 결정한 데 이어, 각 지역이 자체적으로 기준을 유지할 수 있도록 허용한 조치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지역화'로 불리는 교단 구조를 허용하는 수정안 1은 찬성 34,148표, 반대 3,124표로 가결에 필요한 3분의 2 찬성 요건을 크게 웃돌았다. 이 개정안은 각 지역 연회가 UMC 교리서의 특정 조항을 해당 지역의 문화와 상황에 맞게 편집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UMC 감독협의회는 이와 함께 세 가지 헌법 개정안도 발표하며, 이들이 모두 압도적인 지지로 통과됐다고 밝혔다. 수정안 2는 '성별'과 '능력'을 회원 제외 사유에서 제외하는 조항을 추가했다.

수정안 3은 "인종차별, 인종 불평등, 식민주의, 백인 특권, 백인 우월주의"에 맞서 싸우는 교단의 역할을 명시했고, 수정안 4는 총회에 참석하는 목회자 대의원의 교육 요건을 규정하는 조항을 개정했다. 

감독협의회 회장 트레이시 말론(Tracy Malone) 감독은 "이번 개정안의 비준은 UMC의 쇄신과 연합에 있어 결정적인 순간"이라며 "교회의 다양성과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를 삼는 공동 사명을 더욱 충실히 실천하려는 깊은 헌신을 반영한다"고 밝혔다.

UMC는 수십년간 동성 결합 축복, 동성애자 안수, 성소수자 단체에 대한 자금 지원 등을 둘러싸고 내부적으로 격렬한 논쟁을 벌여 왔다. 이러한 장정을 폐지하려는 시도는 과거 총회에서 여러 차례 있었지만, 아프리카·아시아·동유럽 대표들의 반대로 번번이 무산됐다.

그러나 교단 내 자유주의 성향의 지도자들은 해당 규칙을 따르거나 시행하기를 거부했고, 이로 인해 수천 개의 보수적 교회들이 교단을 떠나는 결과를 낳았다. 

이후 대의원들은 장정의 (동성애 반대 등) 문구를 삭제하는 법안을 통과시켰고, 2024년 총회에서는 586대 164로 지역화 청원을 추진하기로 투표했다. 해당 개정안은 현재 각 연회의 비준을 기다리고 있다.

한편 이 개정안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UMC를 떠나기 전 총회에 참석했던 '굿뉴스매거진' 발행인 롭 렌프로(Rob Renfroe)는 "이 개정안은 각 지역교회가 장정을 문화적 환경에 맞게 조정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제시되지만, 실제 목적은 미국교회가 결혼의 정의를 바꾸고 동성애자를 안수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데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향후 아프리카가 교단에 남는다면, 미국 외 지역 대표들이 서구 대표들보다 많아질 것"이라며 "이 법안은 아프리카와 전 세계의 전통주의자들을 소외시켜, 그들이 교단 전체의 성윤리를 정의하는 데 발언권을 갖지 못하게 만들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