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 기독교 단체에서 일하는 나이지리아 출신 인사가 자국에서 신앙 때문에 학살당하거나 난민으로 전락한 기독교인들의 현실을 잊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 

월드릴리프(World Relief)의 국제프로그램 담당 수석부사장인 란레 윌리엄스-아예둔(Lanre Williams-Ayedun)은 최근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와의 인터뷰에서 "많은 사람들이 나이지리아의 폭력이 얼마나 광범위한지 감을 잡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 국무부는 최근 나이지리아를 공식적으로 '특별우려국(Country of Particular Concern)'으로 재지정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기독교인 탄압이 계속된다면 미국의 군사 개입과 대외 원조 중단을 검토하겠다"고 경고한 지 며칠 만의 조치다. 

니제르에서 자랐지만 남부 나이지리아 출신인 윌리엄스-아예둔은 "1980년대까지만 해도 종교 간 관용이 있던 사회가 이제는 심각하게 분열됐다"며 "경제난, 빈곤, 환경자원 감소, 그리고 오래된 종교·민족 갈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북부의 유목민들이 목초지를 찾아 남하하면서 기독교인 농경 지역으로 침범해 충돌이 발생하고 있다"며 "농업과 목축을 둘러싼 물과 토지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코로나19 이후의 경제난과 부패한 행정 시스템이 폭력을 더욱 악화시켰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북부 지역의 문제를 해결할 역량을 상실했다. 젊은 세대의 좌절감이 커지고 있고, 이것이 폭력과 납치, 약탈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윌리엄스-아예둔은 많은 서방 국가들이 "나이지리아의 박해 규모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나이지리아 인권단체 '국제자유와법치사회(Intersociety)'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약 1,500만 명이 신앙을 이유로 거주지를 떠났으며, 이들 대부분이 기독교인이다. 

국제 기독교 감시단체 오픈도어(Open Doors)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에서 신앙 때문에 살해된 4,476명의 기독교인 중 3,100명이 나이지리아에서 발생했다. 납치 사건 또한 전 세계 피해자 3,775명 중 2,830명이 나이지리아에서 발생해 세계 최다를 기록했다. 

그녀는 "이 사태는 단순히 종교 문제만이 아니라 경제적·정치적 요인, 식민지 시대의 유산이 복합적으로 얽힌 문제"라며 "국제사회가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일수록 나이지리아 정부도 행동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현지 기독교인들이 가장 먼저 요청하는 것은 기도"라며 "그들은 평화롭게 이웃과 함께 살고 싶어 하지만 지금의 상황은 너무 복잡하다"고 말했다. 

윌리엄스-아예둔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기독교의 미래에 희망이 있다"며 "예수 그리스도가 세상의 해답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녀는 "우리가 싸우는 것은 사람과의 싸움이 아니라 영적인 전쟁"이라며 에베소서 6장 12절을 인용하고, "자유로운 나라의 그리스도인들이 고통받는 형제자매를 위해 기도하고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