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선교 140주년을 맞아 우리 기독교 문화의 역사를 보여주는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이하 문화관)이 서울 은평구에서 오는 8월 12일 개관한다.
국비 및 시비 등을 합쳐 총사업비만 약 100억 원이 투입된 문화관은 지하 1층 상설전시실을 비롯해 지상 1층 주차장·로비·수장고, 지상 2층 기획전시실, 다목적실, 열람실, 수유실 아카이브, 사무실 등으로 구성됐다.
주요 소장품으로는 로제타 홀 선교사가 쓴 1906년 엽서, '코리아 미션필드' 전질 원본, 남궁억의 자수 무궁화 지도, 게일 신역 성서, NCCK(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위원회 회의록 등이 있다. 한국교회의 선교 활동, 민주화 운동, 일상 신앙문화까지 다양한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모든 전시는 내달 12일 개막하고 기획전은 내년 2월 14일까지 진행된다. 상설전은 '신앙이 아름다웠던 순간들'이라는 제목으로 한국기독교의 선교 초기부터 2000년대 초반에 이르는 기간에 기독교가 펼쳤던 다양한 사회적 활동들을 총 5부(한 말, 일제 강점기, 독립과 전쟁기, 산업화·민주화 시기, 민주화 이행기)의 시대순으로 돌아본다.
'아주 보통의 주말'이라는 제목의 기획전은 오늘날 시민들이 주말의 여가를 보내는 다양한 방식과 기독교가 말하는 안식의 개념을 알아보고 잘 쉬는 것이 무엇인지 함께 고민하기 위한 시민 참여형 전시다.
기획전 'to 조선, from 한국'은 선교 140주년 기념전으로 조선시대 한국에 온 서구 선교사들이 기독교의 복음을 전했고 이제 한국에서 세계에 선교사들을 보내고 있음을 이야기하는 전시다.
박물관은 교육, 아카이빙, 학술 관련 사업도 진행한다. 시민 대상 인문학 프로그램과 연 2회 학술세미나, 도슨트 교육, 각 지역 기독교 박물관과 연대도 추진한다.
한국기독교역사문화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는 이영훈 목사(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는 25일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2011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회장을 할 때 한국 기독교 역사를 모든 대중이 편하게 와서 볼 수 있는 박물관이 있어야겠다고 생각해 역사박물관을 설립하기로 결의하고 지금까지 진행해 왔다"고 밝혔다.
그는 "개화기부터 가장 결정적인 시기에,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쳤던 기독교 문화를 알릴 기회"라며 "개화기 초기에 의료와 교육 전반적인 사회 영역에 기독교가 들어가서 헌신하고 대한민국 형성의 기초를 놓았다. 그런 모든 역사를 다 둘러볼 수 있는 전시관으로 수시로 전시도 열고 교육도 운영해 지역사회와 여러 방식으로 소통하는 기회를 가지려 한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특히 "이 시설의 건립에 국민의 세금이 사용되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단순히 기독교인들만을 위한 시설이 아니라 시민 모두에게 열린 공간으로서 공공성을 지켜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재단 부이사장인 한기채 목사(중앙성결교회 담임)는 "교파나 교단을 넘어서 이 시대 중요한 주제들을 가지고 기획 전시를 해서 모든 기독교인과 비기독교인들이 같이 이용할 수 있는 시설로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초대 문화관장을 맡은 안교성 목사는 "이 박물관은 교육 기관인 동시에 문화유산을 향유하는 기관이로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며 "한국에 있는 모든 기독교 박물관의 허브를 만들어 아주 약한 박물관은 찾아서 도와주는 일도 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