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는 샘 호지스 회장의 기고글인 ‘목회자들이 슬픔에 대해 알아야 할 3가지 사실’(3 things pastors should know about grief)을 23일 게재했다.
샘 호지스는 그리스도 중심의 슬픔과 이혼 회복 프로그램을 제공하기 위해 전 세계 3만 개 이상의 교회를 보유한 비영리 사역인 Church Initiative의 회장으로 섬기고 있다. 다음은 기고글 전문.
수년 전, 필자는 우리 교회의 애도 사역 프로그램을 위해 최근 남편을 잃은 한 여성을 인터뷰한 적이 있다. 조심스레 그녀의 남편이 어떻게 세상을 떠났는지를 물었을 때, 그녀는 단호하게 대답했다. “남편은 잃는 게 아니에요. 잃는 건 열쇠죠.”
그 순간, 그녀의 비극이 말로 다할 수 없는 것이란 사실을 절감했다. 그녀는 극도로 예민하고도 상처받은 상태였으며, 그 순간 어떤 말도 그녀의 고통을 덜어줄 수 없었다.
많은 목회자들도 이러한 상황에서 말문이 막히는 경험을 해보았을 것이다. 누군가가 인생에서 가장 힘든 순간을 맞았을 때, 어떻게 도와야 할지 몰라 무력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필자는 20년 넘게 애도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이를 토대로 4차례에 걸쳐 GriefShare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개정해왔다. 그 과정을 통해, 목회자들이 교인들을 더 효과적으로 섬기기 위해 알아두면 좋을 애도의 특성 몇 가지를 발견했다.
첫째, 애도의 과정은 결코 직선적이지 않다. 우리는 흔히 ‘슬픔의 5단계’를 이야기하지만, 이 이론은 본래 죽음을 앞둔 환자의 감정 반응을 설명하기 위한 것이지, 배우자나 부모를 잃은 이들의 감정을 설명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실제로 애도는 예기치 않게 밀려오며, 강도와 양상이 수시로 바뀐다. 슬픔 치료사 H. 노먼 라이트(H. Norman Wright)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지 3개월이나 1년쯤 지난 시점, 또는 명절이나 기념일 같은 날에 슬픔이 더 심화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애도는 여러 감정이 한꺼번에 몰려오는 일종의 ‘감정의 급습’이며, 이는 매우 혼란스럽고 두려운 경험이 될 수 있다. 필자가 제작한 GriefShare 워크북에는 애도와 관련된 감정과 반응이 150가지 이상 정리돼 있다.
둘째, 애도는 시간이 지나면 좋아진다는 말은 진실이 아니다. 적어도 처음에는 그렇지 않다. 오히려 두 번째 해가 첫 해보다 더 힘들 수 있다.
장례식에서 주변 사람들의 애도와 위로가 넘쳐난 뒤, 애도의 안개가 걷히면 고요하면서도 깊은 상실감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애도자는 일 년 동안 명절과 생일, 결혼기념일을 혼자 맞이하며,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임을 실감하게 된다.
친구들과 이웃들은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 거라 생각하며 연락을 끊기 시작한다. 그래서 목회자들은 2년 혹은 3년 후까지도 그 사람을 잊지 않고 찾아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셋째, 인터뷰한 많은 신자들이 “믿음이 강했음에도 왜 이렇게 힘든가”라는 충격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신자도 하나님의 백성이면서 동시에 불완전하고 무거운 짐을 진 사람이라는 점을 이해하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의 약속에 접근할 수 있지만, 동시에 재정적 스트레스, 건강 문제, 가족 간 갈등, 보험 문제 등 현실의 짐에도 직면한다.
게다가, 어떤 이들은 슬픔을 잊기 위해 하나님 뜻에 어긋나는 행동이나 중독적 습관에 의지하려는 유혹을 받는다. 이때 목회자가 그들을 중독과 분노의 사이클에서 이끌어낼 수 있다면, 진정한 영적 목자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된다.
그들을 도울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은, 지금 겪는 고통이 얼마나 심하든지 간에 그 슬픔의 강도는 결국 완화될 것임을 알려주는 것이다. 슬픔을 겪은 이들과의 연결은 희망을 줄 수 있으며, 가장 어려운 시기에 의지할 수 있는 버팀목이 되어준다.
물론, 목회자가 교회 모든 사람들에게 심도 있는 돌봄을 제공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하나님의 위로를 먼저 경험한 이들이, 다른 이들에게 그 위로를 전하는 역할을 감당할 수 있도록 하는 믿음 중심의 애도 사역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는 단순한 전략이 아니다. 하나님의 뜻이다. 고린도후서 1장 3-4절은 이렇게 말한다. “우리의 모든 환난 중에서 우리를 위로하시는 하나님… 우리가 하나님께 받은 위로로써 모든 환난 중에 있는 자들을 능히 위로하게 하시는 이시로다.”
이 진리는 애도 사역 현장에서 끊임없이 증명되고 있다. 또한, 참가자의 절반가량이 비신자라는 사실은, 이 사역이 단지 신자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복음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강력한 통로가 됨을 보여준다. 이것이야말로 하나님이 그분의 위로를 확장해 가시는 방식이며, 사람들을 그 사역에 참여하게 만드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지혜로운 일이다.
언젠가 그들을 통해 수많은 이들이 위로를 받을 수 있다. 왜냐하면, 먼저 누군가가 그들에게 손을 내밀어 주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