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 ) 레오 14세 교황 ©wiki
레오 14세 교황 ©wiki

영국 크리스천투데이(CT)는 가자지구에 대한 접근이 전쟁 발발 이후로 극도로 제한된 가운데, 교황 레오 14세가 최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피해를 입은 가자지구 내 교회 공격과 관련해 이스라엘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와 전화 통화를 가졌다고 21일 보도했다.  

바티칸에 따르면, 교황은 통화에서 21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무력 충돌을 종식하기 위한 즉각적인 휴전과 협상을 거듭 촉구했으며, 특히 어린이와 노인, 환자 등 민간인 피해에 깊은 우려를 표했다. 네타냐후 총리실은 통화 사실을 확인했고, 교황의 발언 내용에 대해 별도의 반박을 하지 않았다. 

앞서 교황은 가자지구의 한 교회가 피해를 입은 이번 공습에 대해 "정당화될 수 없다"고 강하게 비판하며, "무고한 이들의 쓸모없는 학살"을 멈추기 위해 바티칸이 가능한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교황은 이 공격으로 가벼운 부상을 입은 가자 현지 사제 가브리엘 로마넬리 신부의 상태에 대한 보고도 받았다. 로마넬리 신부는 올해 초 선종한 프란치스코 전 교황과 깊은 친분이 있었으며, 전쟁 상황 속 민간인들의 고통을 전 세계에 알리는 역할을 해왔다. 

이스라엘군은 해당 공습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으며, 하마스의 군사 기반을 해체하는 데 작전의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주장했다.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가자 전역에서 광범위한 파괴와 인명 피해가 계속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가 민간 지역에 전투원을 배치한다고 주장하지만, 팔레스타인 당국과 국제 인권단체들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가자 보건 당국에 따르면, 목요일 밤부터 금요일 새벽까지 이어진 공습으로 최소 18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사망했으며, 이 중에는 칸유니스에서 숨진 한 가족의 네 명도 포함돼 있다. 구조대원들은 여전히 무너진 건물 잔해 속에서 희생자들의 유해를 수색 중이다. "아직도 잔해 속에 있습니다. 작은 조각 하나도 건져내지 못했습니다"라고 유족 벨랄 아부 살룰은 전했다. 

CT는 나세르 병원에서는 공습으로 숨진 딸의 손을 꼭 붙잡고 오열하는 여성이 목격되는 등, 민간인의 고통이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하마스 산하 행정부에 소속된 가자 보건부는 "지금까지 1만8천여 명의 어린이를 포함해 약 5만8천6백여 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여성과 어린이로 추산되며 유엔과 여러 국제기구는 이 통계를 전쟁 피해에 대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자료로 보고 있다. 

한편, 미국에 본부를 둔 이스라엘 지원 인도주의 단체인 '가자 인도재단'이 운영하는 식량 배급소로 향하던 주민들 중 3명이 총격을 받아 숨지는 사건도 발생했다. 해당 단체는 현장에서 폭력 사태는 없었으며 군중도 "평온했다"고 밝혔으며, 이스라엘 군은 이번 사건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군은 앞서 "질서 유지를 위한 경고 사격만 시행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한편, 이번 전쟁은 2023년 10월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해 민간인 1,200명을 살해하고 251명을 납치한 사건으로 촉발됐다. 현재까지 절반 이하로 추정되는 약 50명의 인질이 여전히 억류 중이다. 이에 대한 보복으로 이스라엘은 전면적인 군사 작전을 개시했고, 가자지구 대부분이 파괴되며 전례 없는 인도주의적 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8일에는 중동 지역의 교회 지도자들이 가자의 기독교 공동체를 직접 방문하는 이례적인 일이 있었다. 공동 성명을 통해 이들은 "성지 교회들의 공동 목회적 관심"을 전하며, 전쟁으로 심각한 피해를 입은 현지 기독교인들에게 위로와 지지를 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