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리아 과도정부가 소수민족과 종교 집단의 권리를 존중하겠다고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기독교인과 드루즈 공동체를 겨냥한 종파 갈등과 폭력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영국 크리스천투데이(CT)에 따르면, 시리아 알수라 알카비라(Al-Soura Al-Kabira) 마을에서 기독교인 주택 38채가 파괴됐고, 멜카이트 그리스 가톨릭 소속 성 미카엘 교회(St. Michael's Church)가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이번 공격의 배후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가톨릭 자선단체 '고통받는 교회를 위한 도움(Aid to the Church in Need, ACN)'은 전했다.
한편, 시아파 계열인 드루즈 공동체 민병대는 유목민 베두인 집단과 격렬한 종파 충돌을 벌이고 있으며, 이로 인해 350명 이상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접국인 이스라엘은 드루즈 공동체를 지원하기 위해 시리아 내 공습을 감행했다. 많은 드루즈인들이 이스라엘 영토에 거주하며 이스라엘군(IDF)으로 복무 중이기 때문이다.
기독교인 마을에 대한 공격과 관련해, 한 지역 주민은 ACN에 "이 공동체는 모든 것을 잃었다. 원래부터 매우 가난했는데 이제는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고 말했다.
현재 시리아 과도정부를 주도하고 있는 무장단체 HTS(Hayat Tahrir al-Sham)는 과거 알카에다의 분파로 출범한 이력이 있다. HTS는 국제사회와 자국민에게 소수집단의 권리를 보호하겠다고 다짐했지만, 시리아 전역에 흩어진 수많은 무장세력을 통제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현실은 기독교인을 비롯한 소수종교 공동체의 불안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전 대통령 바샤르 알 아사드(Bashar al-Assad)의 출신 종파인 알라위파(Alawites) 수백 명이 학살당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불과 한 달 전, 수도 다마스쿠스에 위치한 마르 엘리아스 정교회(Mar Elias Orthodox Church)에서는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해 30명이 넘는 사망자와 54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이 공격은 극단주의 지하디스트 단체인 사라야 안사르 알 순나(Saraya Ansar al-Sunnah)가 자행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사건은 HTS가 시리아 전역의 상황을 통제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며, 지난 10여 년간 이어진 내전 속 다양한 무장 집단 간 갈등이 여전히 극심하다는 점을 재확인시켰다.
이번 자살폭탄 테러로 인해 시리아 내 기독교인들의 희망은 크게 꺾였다. 한 현지 기독교인은 국제 기독교 박해 감시단체 오픈도어(Open Doors)에 "이번 사건 이후로 기독교인들과 교회 지도자들은 다음 공격을 두려워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제사회와, 이 땅에 흘린 순교자들의 피가 남은 기독교인들을 위해 목소리를 내주길 기도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다마스쿠스 출신 젊은 기독교 여성은 "이 땅에서 더 이상 우리가 살아갈 희망은 없다"며 절망감을 토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