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일랜드 보건부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동안 국내에서 시행된 낙태 건수는 총 1만 852건으로, 2019년 낙태가 합법화된 이후 연간 최다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도인 2023년(1만 33건)보다 8.16% 증가한 수치이며, 낙태 합법화 첫해였던 2019년(6,666건)과 비교하면 무려 62.8%나 증가한 것이라고 영국 크리스천투데이(CT)가 전했다.
아일랜드의 낙태 합법화는 2018년 국민투표를 통해 헌법상 태아의 생명권을 보장하던 제8차 개헌 조항(Eighth Amendment)이 폐지되면서 이루어졌다. 이후 2018년 12월 20일 '임신중절 규제법'이 제정됐으며, 이듬해인 2019년 1월 1일부터 낙태 시술이 공식적으로 시행됐다.
법 개정 이전에는 아일랜드 내에서의 낙태가 극히 제한됐기 때문에 많은 여성들이 외국으로 원정을 떠나야 했다. 실제로 낙태가 허용되기 직전인 2018년, 영국(잉글랜드 및 웨일스)에서 낙태를 받은 아일랜드 여성은 2천8백79명에 달했으며, 기존 법률 하에서 국내에서 시술된 건수 32건을 포함하면 총 2천9백11건에 이르렀다.
낙태 서비스 도입 이후, 아일랜드 국내의 낙태 건수는 매년 증가해왔다. 2022년에는 8천1백56건이 보고됐으며, 이와 별도로 201명의 아일랜드인이 영국에서 낙태를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 해에는 북아일랜드 출신 여성 12명이 아일랜드 내 의료 서비스를 이용하기도 했다.
2024년 낙태 사례 중 98.7%는 여성의 생명이나 건강에 위험이 있거나 태아가 치명적 질환을 가진 경우가 아닌 일반적인 사유에 해당됐다. 월별 통계에 따르면 1월에 시술 건수가 가장 많아 1천56건이었으며, 8월은 849건으로 가장 적었다.
2019년부터 2024년까지 아일랜드에서 공식 보고된 전체 낙태 건수는 4만 8천9백84건에 이른다.
이에 대해 영국 생명옹호단체 '생명에 대한 권리 UK'(Right To Life UK)의 캐서린 로빈슨(Catherine Robinson)은 "2024년의 1만 852건의 낙태는 비극"이라며 "이 중 하나하나가 고유한 인간 생명이었고, 생명이 시작되자마자 끝났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녀는 이어 "2019년 낙태가 합법화된 이후 낙태 수는 급증해왔다"며 "불과 10년 전만 해도 아일랜드에서는 태아의 생명이 법적으로 보호받았지만, 이제는 연간 1만 건이 넘는 낙태가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