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달링턴 카운티에 위치한 플레전트 그로브 침례교회(Pleasant Grove Baptist Church)가 지난 19일 대형 화재로 100년 넘게 사용해 온 교회 건물을 잃었지만, 다음 날인 주일 아침 성도들은 무너진 교회 터 위에 텐트를 세우고 하나님께 예배를 드렸다.
성도 티니카 리브스(Tinika Reeves)는 현지 언론인 WBTW에 "교회는 어디서든 (예배를) 드릴 수 있다. 오늘 이렇게 모두가 함께해준 것이 참 감사했다. 건물은 사라졌지만 교회는 여전히 함께 있었다"라고 말했다.
달링턴 카운티 보안관실에 따르면, 화재는 오후 4시경 발생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도착 당시 교회 건물이 이미 불길에 휩싸여 있었다고 밝혔다. 팔메토 지역 소방서(Palmetto Rural Fire District)를 비롯해 달링턴 소방서, 카운티 소방구역, 윈디힐, 웨스트플로렌스 구조대 등이 진화에 함께 투입됐다.
팔메토 소방서는 성명을 통해 "유진 토마스 목사님과 플레전트 그로브 침례교회 공동체에 깊은 위로와 기도를 보낸다"고 전했다.
이번 화재로 전소된 교회 건물은 1910년 지어진 역사적 건축물로, 교회 자체는 1869년 다니엘 제시 목사에 의해 설립된 달링턴 카운티 내 가장 오래된 흑인 교회 중 하나다.
달링턴 카운티 역사위원회 브라이언 갠디(Brian Gandy) 위원장은 "슬픈 날이다. 플레전트 그로브 침례교회가 사실상 전소된 것으로 보인다"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그는 "이 교회는 뿌리 깊은 공동체적 신앙 전통을 지닌 곳이며, 지역 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온 강한 믿음의 공동체"라고 말했다.
화재 소식을 처음 들은 유진 토마스(Eugene Thomas) 목사는 처음엔 인근 뉴프로비던스 선교 침례교회(New Providence Missionary Baptist Church)에서 예배를 드리려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성도들의 뜻은 달랐다.
그는 "많은 성도들이 '우리는 내일 우리 교회 땅 위에 있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그래, 그게 맞다'고 생각했다. 지금 우리가 있어야 할 곳은 바로 그곳이었다"라고 했다.
무너진 교회 건물을 처음 마주한 순간의 충격은 컸다. 리브스는 "교회 진입로에 들어서는 순간, 현실이 다가왔다. 우리 건물이 완전히 사라진 모습을 보았다"라고 전했다.
토마스 목사 역시 "현장에 도착했을 때, 교회는 이미 거의 사라진 상태였다. 너무 가슴이 아팠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성도들을 통해 진정한 교회의 의미를 다시금 깨달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