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상병 순직 관련 특검, 자택과 사무실 압수수색
나경원 "다음은 예배당 아닌 신앙 자체 겨눠질 것"
'친미 인사' 김장환 목사 수사에 "한미관계 우려"

김장환(극동방송 이사장)·이영훈(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 목사에 대한 특검의 전격 압수수색이 교계에 충격을 안기고 있다. 특히 일각에서는 김장환 목사가 교계 대표적 '친미 인사'라는 점에서 이번 압수수색에 대한 외교적 해석까지 나오고 있다. 

해병대원 순직 사건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특별검사(특검)팀은 18일,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구명로비 의혹'을 조사하기 위해 두 목사의 자택과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다. 

해당 의혹은 2023년 7월 채상병 순직 후 임 전 사단장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자에 포함됐다가 제외되는 과정에 로비가 있었는지에 대한 것이다. 특검은 김장환·이영훈 목사도 여기에 연루됐을 가능성을 두고 이번 압수수색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두 목사가 이 사건에 실제 관여했는지를 떠나 종교계 인사, 그것도 교계 '지도자급'으로 분류되는 이들에 대한 이례적 강제수사는 교계는 물론, 정치·사회권에도 상당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종교계 수사는 헌법의 '종교의 자유'와도 연결돼 있어 예민한 문제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나경원 국회의원은 19일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김장환 목사, 이영훈 목사. 기독교계를 대표하는 영적 지도자들에 대한 압수수색은, 단순한 수사가 아니"라며 "이재명 정권의 3대 특검은 이제 '야당 말살'에 이어 '자유신앙세력의 말살'로 나아가고 있다"고 했다. 

나 의원은 특히 "정권의 이해관계와 결을 달리하는 신앙 공동체들이 연이어 수사 선상에 오르고, 사회적 낙인과 여론 재판을 동시에 받고 있다는 점에서 이는 특정 종교의 문제가 아니라, '신앙의 자유' 자체에 대한 구조적 위협"이라고 했다. 

또한 "정권의 목표는 분명하다. 정치적 반대 세력과 신앙의 양심 세력을 동시에 침묵시키는 것"이라며 "비판과 견제를 제거한 채 권력의 독점을 완성하려는 것이다. 압수수색이 아니라, 겁박이고 협박"이라고 했다. 

나 의원은 "다음은 예배당이 아니라 신앙 그 자체가 겨눠질 것"이라며 "자유를 지키는 모든 이들과 함께 침묵 대신 외침으로, 두려움 대신 믿음으로, 이 끝없는 광란의 탄압에 맞서 끝까지 싸워야 한다"고 했다. 

한편 김장환 목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두고 일각에서는 "한미관계가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김장환 목사가 교계의 대표적 친미 인사이기 때문이다. 김 목사는 올해 초 한국 정부를 대표해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장례식에 참석하기도 했다. 

이영훈 목사는 자신이 특검의 압수수색 대상이 된 것에 대해 20일 "저는 채상병 사망사건과 관련하여 관계 기관이나 공직자에게 청탁 등 어떠한 언급도 한 일이 없다"며 "이 사건과 관련하여 목회자나 기타 어떤 분에게도 사건에 대해 언급하거나 부탁한 일조차도 없다"고 했다. 또한 "이 사건과 관련하여 관련자나 교인 누구로부터도 기도 부탁받은 일조차도 없다"고 했다. 

이 목사 측 법률대리인인 강찬우 변호사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특검의 압수수색 집행 과정에 대해 "위법한 압수 수색"이자 "과잉 수사"라고 반발하기도 했다. 김장환 목사는 아직 아무런 입장을 내지 않았다. 다만 20일 원천안디옥교회 주일예배 설교 도중 "왜 분 안 나겠어? 왜 화 안 나겠어요? 아무것도 없는데 저 난리들을 때리니"라고 이번 압수수색을 의미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