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기독교 140주년을 맞아 한국교회가 과거를 회고하고 미래를 위한 신앙적 과제를 모색했다.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이 주최하고 한국기독교140주년기념사업위원회(이하 기념사업위)가 주관한 '한국기독교 140주년 기념 심포지엄'이 14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20층 프레스클럽에서 열렸다.
'교회와 사회, 미래를 향한 성찰과 도전'을 주제로 한 이번 심포지엄은 제1부 개회식과 제2부 심포지엄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개회식에서는 김종명 목사(기념사업위 서기, 예장 백석 사무총장)의 사회로 이상구 목사(그리스도의교회협의회 총회장)가 기도하고, 소강석 목사(기념사업위 위원장, CBS 재단이사장)가 개회사를 전했다. 김영걸 목사(예장 통합 총회장)가 축사, 신평식 목사(사무총장)가 참석자 소개 및 광고를 전했다.
이어 제2부 심포지엄은 박경수 교수(장로회신학대학교)의 사회로 김종혁 목사(한국교회총연합 대표회장, 예장 합동 총회장)의 강연과 세 편의 주제발제, 세 명의 논찬 발표, 질의응답 순으로 진행됐다.
김종혁 목사는 '다시 복음으로'라는 제목의 강연에서 "한국교회가 140주년을 맞은 시점에서 반드시 복음의 본질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목사는 "한국교회는 지난 수십년간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대형교회와 활발한 선교 사역, 사회 기반 시설 참여를 통해 눈부신 양적 성장을 이뤘다"며 "이는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의 열매였지만, 외형적 성장에 집중하는 사이 성도들의 거룩한 삶을 위한 성경적 훈련은 형식적 프로그램으로 대체됐고, 회개 없는 감정적 예배가 일반화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숫자와 재정, 건물과 프로그램이 교회 건강을 평가하는 척도로 자리잡으면서, 많은 교회가 영적 깊이를 잃은 조직체로 전락하고 말았다. 세상은 더 이상 교회의 복음 외침을 진실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며 "140주년을 맞아 단지 과거를 기념하는 데 그치지 않고, 미래를 다시 복음 위에 세워야 한다. 이제는 '다시 복음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교회가 나아가야 할 다섯 가지 방향으로 첫째 "다시 십자가와 복음을 붙들어야 한다"며 "공의와 정직, 성실과 겸손이 복음이 품고 있는 본질적 가치다. 이 시대는 말보다 삶이 더 큰 설교가 되는 시대이며, 예배당에 머무르지 않고 거리와 사회 각 영역으로 나아가는 교회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둘째로 "다시 십자가와 복음을 실천해야 한다"며 "혼란과 거짓이 넘치는 이 시대에, 교회는 진리의 말씀을 말할 뿐 아니라 실천해야 하며, 행동하는 복음이야말로 어둠을 뚫는 유일한 진리"라고 했다.
셋째 "다시 십자가와 복음을 들고 세상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복음은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흘러가는 것이며, 소외된 이웃부터 세계 미전도 종족에 이르기까지 다시 발걸음을 내디뎌야 한다. 선교는 교회의 사명이요, 복음은 교회의 정체성"이라고 했다.
넷째 "다시 복음을 다음 세대에게 전수해야 한다"며 "다음 세대는 더 이상 미래의 교회가 아니라 지금의 교회다. 살아 있는 복음을 삶으로 증언하고, 공동체가 하나 되어 신앙의 유산을 계승하는 '복음적 생태계'를 다시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140주년은 복음의 기초 위에서 다시 출발하는 시간"이라며 "한국교회가 다시 십자가와 복음으로 돌아가, 세상의 도덕성과 윤리를 정화하는 영적 거점이 되고, 약자와 이웃을 향한 사랑의 실천을 통해 복음의 진정성을 증거하자"고 당부했다.
이후 심포지엄은 이덕주 명예교수(감신대), 임희국 명예교수(장신대), 김판호 교수(영산신학연구원 총장)의 주제발제, 허은철 교수(총신대), 지형은 목사(성락성결교회), 곽호철 교수(연세대)의 논찬, 질의응답 순으로 마무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