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대학원(신대원) 학생 절반이 졸업 후 교회 사역을 하지 않겠다고 답한 설문조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목회데이터연구소(목데연)는 기독교연합신문 의뢰로 지난 3월 7일부터 14일까지 전국 22개 학교 신대원 재학생 455명을 대상으로 '신대원생 생활과 사역인식 조사'를 실시했고, 그 주요 결과를 15일 소개했다. 

졸업 후 '교회 부교역자' 38% '선교사' 12% 등
20~30대는 '교회 부교역자', 40대는 '개척' 희망
신대원 입학 동기, 53%가 '목회자로서의 소명' 

이에 따르면 신대원 졸업 이후 계획으로는 '교회 부교역자'(38%)를 생각하는 비율이 가장 높았고, '선교사' 12%, '교회 개척' 11% 순이었다. 아직 방향을 정하지 못한 신대원생은 13%였다. 목데연은 "전체적으로 51%의 신대원생들이 졸업 후 교회 사역을 할 의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연령별로 보면, 20~30대는 '교회 부교역자'를 희망하는 비율이 각각 50%, 44%로 높은 반면, 40대는 '교회 개척' 응답이 21%로 가장 많았다. 목데연은 "이는 현실적으로 교회에서 40대 이상의 부교역자 채용에 부담을 느끼는 분위기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될 수 있다"고 했다. 

신대원 입학 동기로는 절반 이상인 53%가 '목회자로서의 소명'을 꼽았다. 이 밖에 '영혼 구원에 대한 열정'(13%), '신학 연구에 대한 관심'(13%), '하나님의 계시/성령 체험'(9%)이 있었다. 신대원 입학 시 고민했던 것으로는 '목회자로서의 자질에 대한 의심'(29%)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목회자로서 소명에 대해 '후회한 적이 있다'는 응답이 68%로, '후회한 적이 없다'는 32%보다 월등히 많았다. 후회한 경험이 있는 이들은 '많은 사역과 업무량으로 인해 지칠 때'(23%),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때'(22%), '담임목사/선배목사가 권위적으로 교역자를 대할 때'(22%) 등의 상황에서 그렇게 느낀 것으로 나타났다.

절반 이상, 서울·수도권 사역지 선호
가장 큰 고민은 '경제적 어려움'(44%)
희망 사례비, 파트 132만원...현실은? 

향후 부목사로 사역할 경우 어느 지역까지 희망하는지를 물은 결과, '경기/인천'(54%)과 '서울'(51%) 등 서울·수도권 선호가 절반 이상으로 나타났다. '전국 어디든 지역 상관없음' 응답도 42%로 적지 않았으며, '제주'와 '강원'은 각각 5% 미만으로 가장 낮은 선호도를 기록했다. 

신대원생들의 가장 큰 고민은 10년 전에는 1위가 '졸업 후 진로'(57%)였는데, 2025년 현재는 '경제적 어려움'(44%)으로 변했다. 목데연은 "이는 최근 우리 사회 전반의 경제적 위기를 신대원생들도 크게 체감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했다. 

신대원생들이 생각하는 적정 사례비 수준은 2025년 기준, 파트 전도사 132만 원, 전임 전도사 223만 원으로, 전임 전도사의 경우 10년 전보다 65만 원 증가했다. 부목사의 적정 사례비는 2015년 225만 원에서 2025년 303만 원, 담임목사는 304만 원에서 406만 원으로 각각 78만 원, 102만 원 상승했다. 

그럼 현실은 어떨까. 신대원생이 교회에서 받는 월평균 사례비는 122만 원으로, 파트 전도사의 희망 사례비 132만 원보다 10만 원 낮았고, 학기당 장학금은 평균 265만 원 수준으로 조사됐다. 월 사례비와 장학금을 둘 다 받지 않는 경우도 13%로 나타났다. 신대원생 8명 중 1명은 무보수로 사역 중인 것이다.

목데연은 "사역을 시작하거나 지속하는 데 있어 '경제적 어려움'이 발목을 잡지 않도록, 현실에 맞는 적정 사례비 기준 마련도 중요한 과제로 보인다"며 "이번 조사에서 신대원생이 생각하는 '파트 전도사' 적정 사례비는 평균 132만 원으로 나타났는데, 이를 현재 교회가 지급하는 사례비와 어느 정도의 격차가 있는지를 확인해, 차이가 크다면 개교회 형편이 다 다르겠지만 합리적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