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대륙 최초의 국제 종교 자유 정상회의가 최근 케냐 나이로비에서 '종교 자유를 향한 대륙의 부름'이라는 주제로 개최됐다.

페퍼다인대학교, 종교자유연구소(RFI) 및 글로벌평화재단(GPF)이 공동 주최한 이번 모임에는 전 세계 종교·법률·시민사회 지도자들을 비롯한 다양한 전문가들이 참석했으며, 인구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아프리카 내에서 종교적 폭력과 박해가 급증하는 상황 속에 의미 있는 돌파구를 모색했다.

나이지리아의 전 영부인이자 아프리카 국제종교자유회의(IRF) 공동의장인 볼라 오바산조(Bola Obasanjo)는 "이번 정상회의는 아프리카에 결정적 이정표다. 종교의 자유는 우리의 다양성을 보호하고, 단결을 강화하며, 국가의 영혼을 고양시키는 신성한 권리다. 아프리카는 오랫동안 깊은 신앙과 굳건한 정신을 바탕으로 힘을 얻어 왔다"고 했다.

나이지리아는 지난 10년 동안 국제 오픈도어가 발표한 세계 기독교 박해국 목록에 포함됐으며, 2024년 한 해에만 기독교인 약 3,100명이 살해되고 2,830명이 납치됐다. 르완다에서는 4천 곳 이상의 교회가 국가 등록 요건 미비로 폐쇄됐다.

이탈리아 오픈도어(Open Doors Italy) 관계자는 "32년간의 연구를 통해 절대적 관점에서 기독교 박해가 꾸준히 증가했다는 것을 기록했다. 2024년은 다시 한번 불관용의 해로 기록될 것이다. 전 세계 기독교인 7명 중 1명은 신앙 때문에 차별이나 박해를 받는다. 공개 토론에서 종교의 자유에 대해 다시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2023년 6월 '에이드투더처치인니드'(Aid to the Church in Need, ACN)의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기독교인이 가장 극심한 박해를 받고 있는 28개국에 콩고민주공화국, 나이지리아, 말리, 수단 등 아프리카 13개국이 포함됐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희망은 이어졌다. IRF 정상회의 공동의장인 샘 브라운백(Sam Brownback) 전 미국 국제종교자유대사는 "이번 정상회담이 아프리카 전역에서 기본적 인권을 진정으로 증진시킬 수 있는 다양한 연합을 한데 모으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했다.

페퍼다인대학교의 짐 개쉬(Jim Gash) 총장은 "종교의 자유는 인간 존엄성의 초석이자 우리 대학교가 가진 사명의 기둥"이라며 "우리는 아프리카 전역의 지도자들과 국제사회와 함께 이 기본적 권리를 발전시키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RFI의 데이비드 트림블(David Trimble) 회장은 "이번 회의는 아프리카 신앙 공동체를 위한 조직적 대응의 토대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다양한 주제의 세션과 패널 토론이 진행됐으며, 종교 자유의 증진을 위한 법적·제도적 혁신을 주요 의제로 다뤘다.

'종교 자유 갈등 속 효과적인 사법 혁신 모색' 세션에서는 아프리카 여러 국가의 대법원장과 기타 사법 지도자들이 지역 협력을 방안을 강화하고, 아프리카의 다양한 종교적·문화적 상황에 맞춘 '대안적 분쟁 해결 모델'(ADR) 개발을 위한 방안을 모색했다.

필로메나 음빌루(Philomena Mbete Mwilu) 케냐 대법원 부장판사는 자국 헌법과 아프리카의 도덕적 전통에 뿌리를 둔 정의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법조계의 참여가 제도적 정당성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그는 신성모독죄로 수년간 수감 중인 나이지리아인 무바라크 발라의 사례를 언급하며, "이러한 이야기들은 우리를 일깨우고 도덕적 행동을 촉구한다. 종교 자유는 언제 어디서든 모든 사람을 위한 도덕적 의무이자 기본적 권리"고 강조했다.

'아프리카 가치와 종교의 자유' 세션에서는 아프리카 고유의 공동체적 가치인 '우분투'(Ubuntu: 내가 존재하는 것은 우리가 있기 때문이다)가 핵심 개념으로 강조됐다. 참석자들은 우분투 정신이 다종교 공존의 토대가 될 수 있음을 조명하며, 종교적 관용과 사회적 응집력 강화를 위한 문화 기반 해법들을 논의했다.

'윤리적 혁신가로서의 종교 지도자' 세션에서는 청년 역량 강화 프로그램, 디지털 플랫폼을 통한 교육 및 옹호 활동, 그리고 포용적 거버넌스 참여 등 실질적인 전략이 제시됐다.

회의 마지막에는 청년 주도의 평화 시위가 나이로비 시내에서 평화롭게 진행됐으며, 그 열기가 행사장까지 이어졌다.

세계평화재단(Global Peace Foundation)의 종교자유이니셔티브 국제 부회장인 폴 머레이(Paul Murray) 박사는 마무리 발언에서 "이 정상회담은 단순한 모임이 아니라 대륙의 행동을 촉구하는 것"이라며 그 중요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