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는 미국 전역에서 인신매매 피해자 구출을 위한 여러 조직들이 활발히 활동하고 있지만, 이들 생존자들이 회복과 사회 복귀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돌봄의 공백이 존재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13일 보도했다.
HER 캠페인의 CEO 브리트니 힉스(Britney Higgs) 대표는 이러한 돌봄의 사각지대를 채우기 위해 기독교인들이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힉스 대표는 가족 6명, 반려 염소와 함께 몬태나에서 콜로라도까지 총 580마일(약 933km)을 도보로 걷는 모금 캠페인을 시작했다. 그녀는 이 여정을 통해 인신매매 생존자들이 회복할 수 있는 안전한 쉼터를 확충하고, 이들을 위한 회복 프로그램을 확대하기 위한 58만 달러의 기금을 모으고자 한다.
그는 "우리는 인신매매를 근절할 수 있는 하나님의 청사진이 존재한다고 믿는다. 그리고 그것은 바로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를 통해 이루어질 것"이라며 CP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CP는 이번 여정은 7월 1일 몬태나 빌링스의 HER 캠페인 안전가옥에서 출발했으며, 목적지는 콜로라도 덴버의 긴급 쉼터라고 밝혔다. 힉스 대표는 매일 걷고 난 뒤 남편이 운전하는 RV 차량에서 자고, 염소 '프리덤(Freedom)'은 이 여정이 끝난 후 치료 동물로 활용될 예정이다. 힉스의 남편 새미는 2016년 HER 캠페인을 공동 창립한 인물이며, 부부의 네 자녀 중 한 명은 도보 여정에 동행하고 있다.
힉스 대표는 이번 모금을 통해 테네시주 내슈빌에 제3의 쉼터를 세우는 것도 계획하고 있다. 그는 "생존자를 위한 장기 프로그램은 많지만, 이들이 초기 위기 상황을 벗어나기 전에 바로 투입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오히려 회복을 방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CP는 인신매매에서 막 구출된 피해자들은 극심한 트라우마로 인해 직업훈련이나 교육 프로그램을 소화할 준비가 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이들이 회복되지 않은 채 기존 프로그램에 들어가면 주변 회복자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거나 심지어 가해자와 다시 연결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HER 캠페인은 이러한 공백을 채우기 위해 동물 치료와 원예활동 같은 접근을 활용하고 있다. 힉스 대표는 "흙을 만지고 작물을 기르는 단순한 행위 자체가 치유적이다. 아침에 닭에게 모이를 주고 아기 염소에게 젖병을 주는 일상은 회복의 출발점이 된다"고 설명했다.
현재 HER 캠페인의 안전가옥은 몬태나와 콜로라도에 있으며, 수 주간 생존자들이 머무를 수 있도록 지원한 후 장기 프로그램으로 전환한다. 덴버에는 25개의 침대를, 빌링스에는 22개의 침대를 확보하는 것이 이번 모금의 주요 목적 중 하나다.
힉스 대표는 해당 도보 여정 중 지역 교회들을 방문하며 HER 캠페인의 비전을 공유하고, 교회들이 생존자들을 위한 '안전한 공간'이 되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그는 "교회가 인신매매의 징후를 인지하고 이를 신고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는 법 집행기관의 대응 역량을 높이고, 지역사회가 가장 필요한 지점을 파악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전국적 차원의 연대와 교회의 참여가 절실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