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 크리스천투데이(CT)는 던컨 윌리엄스 국장의 기고글인 ‘'조용한 부흥'이 정말 일어나고 있을까? 충격적인 새로운 연구 결과는 기독교가 후퇴하고 있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Is a 'quiet revival' really taking place? Shock new study findings suggest Christianity may be in retreat)를 7일(현지시각) 게재했다.
윌리엄스 국장은 크리스천 프리 프레스(Christian Free Press)의 아웃리치 디렉터(국장)로, 영국의 손 크리스천 미디어(Son Christian Media)와 미국의 리커버리 네트워크 라디오(Recovery Network Radio)에서 근무했다. 다음은 기고글 전문.
세계 곳곳에서 영적 갱신과 부흥 소식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발표된 대규모 글로벌 연구는 기독교의 현재 궤적에 대해 보다 냉정한 그림을 제시하고 있다.
일부 지역 교회들은 청년 운동의 성장과 새로운 열정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미국의 권위 있는 연구 기관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기독교는 세계 주요 종교 중 가장 가파른 쇠퇴율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주 Pew Research Center가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기독교인은 자신이 태어나 자란 신앙에서 이탈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집단 중 하나로 조사됐다.
이번 연구는 전 세계 인구의 92%를 포괄하는 117개국과 지역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기독교 가정에서 자란 사람들 중 성인이 되어서도 기독교인으로 남아 있는 비율은 8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무슬림(99%)과 힌두교도(99%)의 유지율보다 상당히 낮은 수치다. 불교도는 유지율이 78%로 기독교보다 더 낮았다.
보고서는 어린 시절의 종교 정체성을 바꾸는 ‘종교 전환(switching)’ 현상이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기독교를 떠난 대부분의 사람들은 다른 종교로 개종하지 않고, 종교 자체를 완전히 버리고 있었다. 기독교 가정에서 자란 사람들 중 약 17%가 현재 무신론자, 불가지론자, 혹은 ‘특별한 종교 없음’을 선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경향은 특히 고소득 국가에서 두드러졌다. 인간개발지수(HDI)가 0.8 이상인 국가들에서는 55세 미만 성인 중 중앙값으로 18%가 종교 정체성을 바꿨으며, 대부분 종교를 갖지 않게 됐다. 반면, 보수적인 문화와 법적 체계를 갖춘 저소득 국가들의 전환율은 3%에 불과했다.
미국도 이러한 세계적 패턴을 반영하고 있다. Pew 보고서에 따르면, 1990년 이후 출생한 미국인 중 기독교인으로 남아 있는 비율은 단 46%였다. 기성세대는 여전히 종교적 소속감을 유지하고 있지만, 젊은 층의 이탈 속도가 매우 빨라지면서 미국의 종교·문화 지형이 재편되고 있다.
Pew 연구원들은 이러한 변화를 주로 ‘세대적 변화’로 설명했다. Pew의 연구원 윤핑 통은 “이 감소는 대부분 종교적 가정에서 자란 사람들이 성인이 되어 종교적 정체성을 벗어던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공동 저자 그레고리 스미스는 최근 미국 내 종교 이탈이 다소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장기적 영향은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덧붙였다.
주목할 점은, 기독교인과 불교도가 ‘종교 없음’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집단이라는 사실이다. 종교 없이 자란 사람 100명당, 17명이 추가로 종교 없음 범주에 들어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단순히 사람들이 종교를 떠나는 현상만이 아니라, ‘종교 없음’이 매력적인 선택지가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변화는 교회를 넘어 정치, 교육, 사회적 결속, 가족 구조 등 사회 전반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친다. 많은 서구 국가에서, 종교 소속은 점점 더 고령의 보수적 인구층과 연관되고 있으며, 젊은 세대는 제도적 종교에서 멀어지고 있다.
많은 기독교 지도자들에게 이번 결과는 경고이자 성찰의 기회가 될 것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여전히 지역적 부흥과 영적 각성이 일어나고 있지만, 글로벌 차원의 현실은 훨씬 복잡해 보인다. 제자훈련, 전도, 공동체 생활의 전반적 방식이, 세속화가 가속화되는 사회 속에서 재정립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 데이터는 낙담을 주기보다는 현실을 직시하도록 돕는다. 이제 교회 지도자들과 기독교 미디어는 단편적인 간증이 아닌, 세속 사회에서 성장하는 세대의 실제 모습을 직면해야 한다.
우리는 정말로 Z세대를 제대로 만나고 있는가? 그렇지 않다면, 그들의 세계에 의미 있게 다가가기 위해 우리의 메시지는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가? 교회 앞에 놓인 도전은 분명하다. 새로운 세대를 이해하고 소통하지 못한다면, 교회의 미래도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