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독교인 유권자 대다수가 민주당을 신뢰하지 않으며, 상당수는 앞으로도 민주당에 투표할 의사가 없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진보 성향의 복음주의 운동 단체인 '보트 커먼 굿'(Vote Common Good)'이 지난 5월 6일부터 11일까지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기독교인 유권자의 75%가 민주당을 신뢰하지 않거나 전혀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진보 성향 정치인을 주요 고객으로 하는 '체인지 리서치'(Change Research)가 수행한 이번 설문조사는 총 1,761명의 기독교인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3%p다.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62%는 "민주당에 절대 투표하지 않겠다"고 했고, 58%는 "민주당은 기독교에 적대적"이라고, 54%는 "민주당 지지자들도 기독교에 적대적"이라고 인식했다.

반면 공화당에 대한 기독교 유권자들의 인식은 상대적으로 긍정적이었다. 응답자 중 "공화당을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한 비율은 50%였으며, 70%는 "공화당은 기독교에 호의적"이라고, 72%는 "공화당 지지자들도 기독교에 호의적"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보트 커먼 굿의 설립자이자 미니애폴리스의 솔로몬스 포치(Solomon's Porch)교회 더그 파짓(Doug Pagitt) 목사는 성명을 통해 "미국의 다수종교인 기독교 유권자들을 외면하는 한, 민주당은 결코 다수당이 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이어 "민주당 후보들은 기독교 유권자들과 신뢰를 쌓기 위한 실질적 노력을 해 오지 않았다"며 "정치적 메시지뿐 아니라 태도에서도 '나는 당신을 좋아하고, 우리는 당신이 필요하다'는 진정성을 보여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조사 결과는 2024년 대선 이후 기독교 유권자들이 민주당에 대한 실망감을 드러낸 또 하나의 사례로 평가된다.

애리조나 크리스천 대학교의 문화연구센터(Cultural Research Center) 데이터에 따르면, 공화당의 트럼프 대통령은 2024년 대선에서 기독교 유권자의 56%의 지지를 얻었으며, 대부분의 기독교 하위 집단에서도 과반 지지를 확보했다.

대선 출구조사에서는 개신교인 및 기타 기독교인 유권자의 63%, 가톨릭교인 유권자의 59%가 트럼프를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후보였던 카멀라 해리스는 각각 36%와 39%의 지지율을 얻었다.

그러나 보트 커먼 굿 측은 여전히 민주당이 기독교 유권자와 연결될 수 있는 경로가 있다고 분석했다. 조사에 따르면, 전체 기독교인 응답자 중 31%는 '기독교 정체성이 낮은'(low Christian identity) 이들로 분류됐다. 이들은 신앙이 자신의 정치적·사회적 가치관 및 자아 인식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응답한 이들이다.

이들 중 49%는 민주당 성향, 40%는 공화당 성향, 11%는 무당파로 나타났다. 이는 민주당이 상대적으로 더 많은 지지를 확보할 수 있는 유권자층으로 해석된다.

더그 파짓 목사는 "이 조사 결과는 민주당이 일정 부분 기독교 유권자의 지지를 얻을 수 있음을 보여 준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보다 능동적인 관계 형성과 신뢰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