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인근 파크사이드교회(Parkside Church)의 알리스테어 베그(Alistair Begg·73) 목사가 지난 6월 8일 주일 담임으로서 마지막 설교를 전하며 40여 년에 걸친 사역을 마무리했다.

베그 목사는 이날 자신의 은퇴나 이별에 집중하기보다는, 그동안 이어온 강해설교 시리즈 중 '모세' 본문을 묵상하며 평소와 다름없는 자세로 강단을 지켰다. 그는 출애굽기 3장 11~22절 말씀을 통해 인간의 연약함과 하나님의 신실하신 임재에 대해 깊이 있게 전했다.

그는 설교 중 "모세는 '내가 누구이기에 이 일을 하겠습니까?'라고 질문한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그의 자존감을 높여주려 하지 않으시고, 대신 '내가 너와 함께하겠다'고 말씀하셨다"면서 "사명 앞에서 중요한 것은 인간의 능력이 아니라 하나님의 동행"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자신을 계시하심으로만 우리가 그분을 알 수 있게 하셨다"며 "우리가 하나님을 찾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우리를 찾아오시고 자신을 드러내심으로 우리가 하나님을 알게 된다"고 설파했다.

이날 설교는 특별한 은퇴식이나 공식적인 작별 인사 없이, 평소와 다름없는 방식으로 마무리됐다. 그는 "오늘의 예배가 평범하기를 바란다. 작별에 초점을 두기보다 우리가 늘 해오던 것처럼 말씀을 따라가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알리스테어 베그 목사는 1983년부터 파크사이드교회 담임목사로 사역해 왔으며, 라디오 및 온라인 설교 사역 '트루스포라이프'(Truth for Life)를 통해 보수적 복음주의 진영에서 세계적으로 영향력을 넓혀 왔다.

그는 지난해 9월, 은퇴 계획을 사전에 공표하며 "교회가 충분히 준비할 수 있도록 여유 있는 전환 기간을 두기 위한 결정"이라고 이를 설명했다. 당시 그는 "이 은퇴는 갑작스러운 것이 아니다. 사명을 잘 마무리하고, 후임에게 안전하게 배턴을 넘기는 것이 내 소망"이라고 말했다.

베그 목사는 강해설교 중심의 목회로 높은 평가를 받아 왔으며, 종종 교회 내 성경 문해력 저하를 지적해 왔다. 지난해 '게티 뮤직 싱! 콘퍼런스'에서는 "강해설교가 감성적 강연으로, 또 심리적 조언으로 전락하고 있다"며 "성경은 단순히 책장에 보관하는 대상이 아니라, 매일의 삶 속에서 하나님을 만나는 도구가 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편 그는 지난 2023년 가족 상담 중, 성 정체성에 대한 입장 문제로 논란에 휩싸인 적도 있다. 그는 한 할머니가 트랜스젠더인 손자의 동결혼식에 참석해도 되는지 묻자, "사랑의 행동으로 참석하라"고 조언해 논란이 일었다. 이후 비판이 거세지자 "나는 그 조언을 후회하지 않는다. 회개할 이유도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40년 넘게 한 교회를 섬긴 베그 목사는 마지막 설교에서 다음과 같은 고백으로 말씀을 맺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실패, 두려움, 우리가 아는 것과 모르는 모든 것을 아신다. 그러므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그분을 신뢰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