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 런던의 중심가인 리젠트 스트리트에 '성소수자'(Progress Pride)' 깃발이 다시 게양될 예정인 가운데, 기독교 단체들이 이에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웨스트민스터 카운슬(Westminster Council)은 오는 6월 22일 현재 설치돼 있는 영국 국기(Union Jack)를 철거하고, 그 자리에 성소수자 권리와 다양성을 상징하는 '프로그레스 프라이드' 깃발을 설치할 계획이다.
프로그레스 프라이드 깃발은 전통적인 무지개 깃발에 트랜스젠더(분홍·파랑·하양), 유색인종(갈색·검정), 그리고 HIV/AIDS 공동체를 상징하는 사선 형태의 스트라이프가 더해진 버전으로, 다양성과 포용, 성별 정체성에 대한 인식을 강조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크리스천컨선'(Christian Concern)은 성명을 통해 "이 깃발은 단순한 상징이 아니라 '세속적 종교 이데올로기'(secular religious ideology)를 대중에게 강요하는 것이다. 웨스트민스터 시의회는 이전에도 이 깃발을 규정된 기간 이상 게양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크리스천컨선은 특히 리젠트 스트리트 인근의 유명 장난감 가게 '햄리스'(Hamleys)를 찾는 초등학생 어린이들이 해당 깃발에 노출되는 것에 대해 "'카스 리뷰'(Cass Review)가 금지한 트랜스젠더 이념을 혼란스럽게 주입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카스리뷰는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가 트랜스젠더 아동·청소년에 대한 진단 및 치료 절차에 관해 전반적으로 검토한 공식 보고서로 의료적 근거 부족, 과도한 약물 처방, 심리적·사회적 접근 부족 등 문제를 지적하며, 기존 진료 시스템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후 런던의 타비스톡 젠더 클리닉이 폐쇄되는 결정이 내려졌다.
기독교법률센터(Christian Legal Centre) 안드레아 윌리엄스(Andrea Williams) 대표는 "이 깃발은 역사적으로 존중받아야 할 전통적 성과 젠더 개념에 대한 공격으로 받아들여진다. 또 그러한(전통적 성가치관의) 시각을 가진 사람들은 이 도시에서 환영받지 못한다는 메시지를 준다"며 "대다수 시민들은 이 깃발의 상징에 담긴 논란 많고 유해한 이념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했다.
아울러 "이 이념은 카스리뷰와 타비스톡 젠더 클리닉 폐쇄, 그리고 최근 영국 대법원의 판결 등을 통해 이미 사회적으로 신뢰를 잃었다. 크라운 에스테이트는 이제 시대에 맞게 깨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크리스천컨선 측은 웨스트민스터 시의회가 이 깃발 설치를 강행할 경우, 법적 대응에 착수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