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클린트 프레슬리, SBC 회장 연임...'통합·개혁·선교' 2년차 드라이브
92.6% 압도적 득표로 재선...지도력 신뢰 재확인
19억 달러 예산·성 학대 대응·사회 이슈 결의로 향후 로드맵 제시
Dallas, TX - 남침례교연합회(SBC)가 10~11일 열린 연차총회에서 노스캐롤라이나 샬럿 히코리 그로브 침례교회 수석 목사 클린트 프레슬리를 회장으로 다시 선택했다. 총 6,009표 중 5,567표(92.64%)를 얻어 콜로라도주 애플우드 침례교회 데이비드 모릴(408표)을 큰 표 차로 누르며 2년 연속 지도부를 이끌게 됐다.
왜 다시 선택됐나
프레슬리 연임의 첫째 동력은 '안정적 진행'이다. 그는 지난해 회의를 절차 혼선 없이 이끌며 보수‧개혁 성향이 충돌한 의제에서도 공정성을 인정받았다. 플랫폼 운영을 지켜본 목회 리더십 연구소는 "올해는 의장단이 아닌 다른 세력이 그를 견제했다"고 평가했지만, 회의 통제력 자체엔 높은 점수를 줬다. 두 번째 요인은 위기 관리다. 2022년 이후 이어진 성 학대 대응 과제 속에서 그는 집행위원회·개혁 실행 태스크포스의 협력을 유도하고, 전국 교회에 실무 지침을 확산했다.
2024년 보고서에서도 예방교육 확대와 가해자 정보 공유 시스템 예산 확보가 그의 공약으로 기록됐다.세 번째는 '선교 동력' 회복이다. 프레슬리는 "교단의 가장 좋은 것은 복음 협력"이라며 해외·북미 선교 두 위원회를 앞세워 교회 개척·재활성화 프로젝트를 추진해 왔다. 재선 직후 올린 SNS 메시지에서도 "교리 고수와 선교 협력이 우리의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향후 1년 설계: 예산·개혁·보수 아젠다
총회는 2025~2026 회계연도 예산 19억 달러(1억9천만 달러)와 법무비 300만 달러 '우선 배정'을 통과시켜 개혁·소송 대응 자금을 비상 편성했다. 이는 성 학대 진실 조사와 피해 지원을 위한 법률 대응비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현실을 반영한 결정이다.또한 메신저들은 결의문을 통해 동성 결혼 반대, 성·가정 가치 수호, 스포츠 도박·포르노 규제 촉구 등 사회 현안을 명확히 했다.
이로써 SBC는 보수 신학 정체성을 재확인하며 문화 전쟁 이슈에 선명한 입장을 고수했다.임원진 구성도 '연성‧강성' 균형을 택했다. 장애를 딛고 사역 중인 노스캐롤라이나 복음전도자 대니얼 리치가 제1부회장에, 앨라배마 지역선교 전략가 크레이그 칼라일이 제2부회장에 선출돼 다양성과 조직의 안정성을 동시에 갖추게 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총회 서기 네이선 핀, 총회 등록 위원장 돈 커런스는 무투표 재신임을 받으며 행정 및 사역의 연속성을 확보했다.
남은 과제
① 성 학대 데이터베이스: 2022년 결의로 시작된 가해자 신상 공개 시스템이 예산·개인정보 논란으로 지연돼 왔다. 프레슬리는 "실효적인 제도 설계가 완료 단계"라며 내년까지 가동하겠다고 약속했다.
② 교리 통일과 여성 목회 논쟁: 일부 교회가 여성 담임목사를 승인해 제명 위기에 놓인 가운데, SBC 헌법 개정 시도는 올해 부결됐다. 이는 내년 올랜도 총회에서 재점화될 전망이다.
③ 재정 다변화: 교단·교회 협력 프로그램 100주년을 기념하며 헌금 운동을 시작했지만, 코로나19 이후 급감한 교회 헌금 회복이 필수다.
전망 내년 6월 9~10일 플로리다 올랜도에서 열릴 총회는 프레슬리 2년차 리더십의 시험대다. 그는 "논쟁보다 선교"를 모토로 내세우며, 등록 절차 간소화·장애인 접근 개선 등 현장 행정 혁신도 예고했다. 지금까지 보여 준 절차 관리 능력과 개혁 추진 동력을 얼마나 실질적 성과로 연결하느냐가 남침례교의 향후 방향을 가를 것으로 본다.
프레슬리 총회장에게 쏟아진 92% 지지는 단순 인기투표가 아니라 거친 내부 논쟁 속에서도 '통합을 통한 개혁'이라는 실용적 로드맵을 제시한 리더십에 대한 선택이라고 볼 수 있다. 이제 그는 그 신임을 구체적 결과로 증명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