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스라엘이 13일(현지시간), 이란에 대한 대규모 공습을 감행하며 양 국가간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이스라엘방위군(IDF)은 이번 작전을 '일어서는 사자(Rising Lions)'로 명명하고, 이란 전역의 핵 관련 시설 및 군사 목표물을 정밀 타격했다고 발표했다. 수도 테헤란을 비롯해 나탄즈, 이스파한, 아라크 등 주요 도시에서 폭발이 발생했고, 인명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란이 핵무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선제 대응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TV 연설에서 "이번 작전은 이란의 핵 인프라와 군사 능력을 제거하기 위한 것"이라며 "지금 행동하지 않으면 다음 세대는 존재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우라늄 농축시설이 위치한 나탄즈가 주요 타격 대상이었음을 밝혔다.
이번 공습은 이미 지난 9일 네타냐후 총리의 결단으로 결정됐으며, 미국은 작전 하루 전 이를 사전에 인지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공식적으로 이번 공습과의 연관성을 부인하고 있다.
미국 행정부는 공습 직후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긴급 소집했고,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성명을 통해 "미국은 이번 공격에 어떤 방식으로도 개입하지 않았다"며, 이란이 미국의 이익이나 병력을 공격 대상으로 삼지 말 것을 경고했다. 국무부는 이라크 바그다드 주재 미 대사관의 비필수 인력을 철수시키고, 바레인과 쿠웨이트 등 중동 지역 미군 가족들의 출국도 승인했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 개발이 국제 안보에 중대한 위협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IDF는 이란이 이미 핵폭탄 15기를 제조할 수 있는 원자재와 기술을 확보했으며, 비밀리에 핵 프로그램을 가동 중이라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정보에 근거해 이스라엘은 선제적 타격을 강행했다는 입장이다.
공습 결과 이란은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이란 국영 IRNA 통신과 국영TV는 테헤란과 그 인근의 군사시설 최소 6곳과 고위 지휘부 숙소 등이 파괴됐으며, 민간인 12명을 포함해 후세인 살라미 혁명수비대 총사령관과 핵 과학자 2명 등 고위 인사가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를 두고 "이스라엘이 그간 개별 암살 중심에서 벗어나 대규모 인명 제거 작전을 단행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이란 정부는 즉각 전투기를 출격시키고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이란은 "이스라엘의 도발에 단호히 응징하겠다"며 전국에 대공방어 비상 태세를 발령했다. 전문가들은 헤즈볼라, 후티 반군, 이라크 민병대 등 이란의 우방 세력이 전면전에 가세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이스라엘도 방어 태세를 강화했다. 전국적으로 특별 비상사태가 선포됐고, 학교와 비필수 사업장은 모두 폐쇄됐다. 공항 운영도 전면 중단됐으며, 모든 공공 집회가 금지됐다. 이스라엘 국방장관 요아브 카츠는 "이란의 미사일과 드론 공격이 조만간 현실화될 수 있다"며 국민들에게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이번 사태로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해온 외교적 이란 핵 해법은 사실상 붕괴 위기에 처했다. 오는 15일로 예정돼 있던 미국과 이란 간 6차 핵 협상은 실질적 의미를 잃었으며, 이스라엘의 독자적 군사행동으로 인해 외교적 해법은 좌초될 가능성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습 직전까지도 "우리는 외교적 해결을 지지한다"고 밝혔으나, 현실은 전쟁 국면으로 급변했다.
현재 중동 지역에는 약 4만 명의 미군이 주둔 중이며, 아라비아해에는 F-35 전투기를 주력으로 한 칼 빈슨 항공모함이 배치되어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이 향후 이스라엘 방어에 적극 나설지 여부에 세계 각국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스라엘과 이란 간 충돌이 국지전을 넘어 중동 전역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국제 사회는 이번 사태의 향방을 긴박하게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