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전체 기독교인 30.7%
중남미 24%, 유럽은 22%로 3위
미국, 무종교인 1억 1백만여 명
기독교 다수 국가 아직 120개국
무종교인 다수 국가 10개국으로
무슬림, 높은 출산율 자연 증가 

아프리카가 유럽을 제치고 기독교인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지역으로 떠올랐다.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Sub-Saharan Africa) 지역은 2020년 기준으로 전 세계 기독교인 중 무려 30.7%가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다음으로 중남미 지역이 24%였고, 유럽은 22%에 그쳤다. 아시아는 11.8%로 10년 전과 같았고, 북미 지역은 12.4%에서 10.5%로 2% 가까이 감소했다. 중동 지역은 0.5%에서 0.6%로 오히려 소폭이지만 상승했다.

이는 미국 퓨리서치센터(Pew Research Center)가 2,700건 이상의 각종 조사를 토대로 6월 9일 발표한 '2010년부터 2020년까지 세계 종교 지형 변화(How the Global Religious Landscape Changed From 2010 to 2020)' 보고서 분석 결과다.

퓨리서치센터는 "이러한 변화는 두 지역의 자연적 증가율 차이 때문이다. 즉 아프리카 지역 출산율이 유럽보다 훨씬 높다"며 "뿐만 아니라 서유럽에서 광범위하게 일어나고 있는 탈기독교 현상에 의해 촉진됐다"고 밝혔다. 

실제로 2010년부터 2020년까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지역 거주 전 세계 인구의 비중은 14.3%로 2%나 증가했다. 중동-북아프리카 지역 거주 인구 비중도 5.6%로 10년 만에 0.5% 증가했다. 아프리카를 제외한 모든 지역의 전 세계 인구 비중은 2010년보다 감소했다.

퓨리서치센터는 "1900년대 초만 해도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지역 기독교인은 전 세계 기독교 인구의 1%에 불과했다"며 "당시 기독교인 중 3분의 2가 유럽에 거주했으므로, 이 현상은 중요한 지리적 변화"라고 분석했다.

▲국가별 다수 종교 국가 분류. 기독교가 120개국으로 가장 많다. ⓒ퓨리서치센터
▲국가별 다수 종교 국가 분류. 기독교가 120개국으로 가장 많다. ⓒ퓨리서치센터 

지역과 국가별 변화는 기독교가 가장 많았다. 대부분 국가에서 기독교인 비중이 감소한 것. 감소한 국가는 대부분 미주와 유럽이었다. 감소 폭은 아프리카 베냉 5%, 미국 14%, 호주는 무려 20%에 이르렀다. 모잠비크에서만 10년간 기독교 인구 비율이 5% 증가했다.

반면 무슬림 인구 비율은 거의 변화가 없었다. 퓨 리서치센터는 "무슬림 인구는 지난 10년간 가장 빠르게 증가했지만, 이는 무슬림 국가들에서 인구가 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무슬림 국가들은 주로 기독교인이 많은 유럽·미국과 달리 타종교 선교나 개종을 불허하고, 출산율도 높아 무슬림 인구는 계속 늘어나고 있는 것.

센터에 따르면 아시아 카자흐스탄과 레바논, 베냉 등에서는 무슬림 인구 비율이 최소 5% 증가했다. 그러나 탄자니아와 오만처럼 무슬림 인구가 최소 5% 감소한 곳도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는 불교 신자 비율이 7%나 감소했고, 기니비사우에서는 기타 종교 신자 비율이 7% 감소했다.

무종교인의 경우 전 세계 35개국에서 최소 5%씩 증가했다. 증가율이 가장 높은 국가는 호주로, 무려 17%다. 이 외에 칠레 17%, 우루과이 16%, 미국 13% 순이었다.

특히 2020년 현재 미국은 무종교인이 1억 100만여 명으로, 이는 10년 전에 비해 무려 거의 2배가 늘어난 숫자다. 미국은 중국에 이어 전 세계 최다 무종교인 국가 2위를 차지했다. 10년 전 무종교인 2위였던 일본도 8% 증가해 7,300만여 명을 차지했으나, 미국의 급상승에 의해 무종교인 국가 3위로 떨어졌다.

또 전 세계 인구 1위인 중국은 무종교인이 무려 13억여 명으로 전체의 90%를 차지해, 일본과 중국이 위치한 동아시아는 여전히 가장 전도가 시급한 지역으로 나타났다.

센터는 "기독교인 이탈율이 늘면서 기독교 인구가 다수인 국가는 2010년보다 줄었고, 무종교 인구가 다수인 국가는 늘어났다"며 "그러나 대부분의 국가들은 여전히 기독교 인구가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주요 종교들 중 이슬람은 50대 이하 비율이 가장 높다. ⓒ퓨리서치센터
▲주요 종교들 중 이슬람은 50대 이하 비율이 가장 높다. ⓒ퓨리서치센터 

2020년 현재 기독교 인구가 다수인 국가와 지역은 120개국으로, 10년 전 124개국에서 4개국 감소했다. 영국(49%)과 호주(47%), 프랑스(46%), 우루과이(44%)에서는 기독교인 비율이 50% 미만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이들은 타종교가 아닌 '무종교'로 개종했다. 이들 국가에서 무종교 인구는 전체 인구의 40% 이상을 차지하며, 무슬림·힌두교·불교·유대교 또는 기타 종교는 전체 인구의 10% 정도에 그쳤다.

같은 기간 네덜란드(54%), 우루과이(52%), 뉴질랜드(51%) 등 3개국에서 무종교인이 다수를 차지, 무종교인 다수 국가는 10개국으로 늘어났다. 2010년 무종교인이 다수를 차지한 국가는 중국과 일본을 비롯해 북한, 홍콩, 베트남, 마카오, 체코 등 7개국이었다.

유대교의 지역적 분포도 변했다. 2010년에는 북미 지역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지역이었으나, 2020년 현재 유대인의 45.9%는 중동-북아프리카 지역에, 41.2%는 북미 지역에 거주하고 있다. 이는 이스라엘 내 유대인 인구가 2010년에서 10년 만에 580만여 명에서 680만여 명으로 100만여 명 증가한 데 따른 것으로, 이는 자연 증가와 이주가 함께 작용했다.

퓨리서치센터는 "정리하자면 무종교화 현상은 세계 인구에서 기독교가 차지하는 비중 감소의 주 원인"이라며 "탈종교 현상으로 가장 피해를 입은 종교는 다름 아닌 기독교다. 기독교인이 1명 증가할 때, 3명이 감소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들은 "반면 무슬림 증가는 비교적 젊은 연령 구조와 높은 출산율에 바탕해 자연스러운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며 "각종 이유로 인한 '이주'도 일부 국가에서 종교적 변화를 불러오고 있지만, 세계적 차원에서는 종교 분포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번 보고서는 전 세계 198개국의 인구, 출산율, 사망률, 종교 등의 자료를 종합해 분석한 것으로, 종교별 인구 추세에 대한 가장 최신의 광범위한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