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에서 주기도문이 영화나 문화, 역사 속에 나타난 명대사보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잘 알려져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영국 크리스천투데이(CT)에 따르면, 사반타리서치는 영국인 2,000명을 대상으로 영화, 문학, 역사 속의 유명 대사와 출처를 연결할 수 있는지 묻는 조사를 실시했다. 이번 조사는 영국성공회의 연례 기도 운동인 '당신의 나라가 임하옵시며'(Thy Kingdom com) 캠페인을 앞두고 지난 5월 23일부터 나흘간 진행됐다.
이 조사 항목에는 "오늘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옵시고"(Give us this day our daily bread)와 같은 주기도문 구절도 포함돼 있었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80.3%가 해당 구절을 정확하게 알아맞혀, 주기도문이 '가장 잘 알려진' 구절 1위에 올랐다.
응답자의 89%는 "주기도문을 들어본 적이 있다"고 했으며, 자신을 기독교인이라고 밝힌 응답자의 경우 95%가 그렇다고 했다. 응답자의 89%는 "주기도문으로 직접 기도한 적이 있다"고, 58%는 "주기도문으로 매일 기도한다"고 했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스타워즈'에 등장한 대사인 "포스가 당신과 함께하기를"(May Force be with you)은 응답자의 79.9%가 안다고 답했다.
셰익스피어의 대표작 '햄릿' 속의 유명한 독백인 "사느냐 죽느냐"(To be, or not to be)는 73%가, 영국 국가 '신이여, 왕을 구하소서'의 한 구절인 "행복과 영광을 주시고, 오랫동안 우리를 다스리게 하소서"(Happy and glorious, long to reign over us)는 63%가 알고 있었다.
윈스턴 처칠이 영국 공군을 지칭한 '소수의 사람'(The few)이라는 표현은 61%가 알고 있었고, 리버풀 팬들에게 특히 인기 있는 노래인 'You'll Never Walk Alone'의 가사는 58%가 알고 있었다.
반면 찰스 디킨스의 작품 '두 도시 이야기'(A Tale of Two Cities)의 첫 대사인 "최고의 시대이기도 하고, 최악의 시대이기도 했다"(It was the best of times, it was the worst of times)를 알고 있는 응답자는 39%에 불과했다.
스티븐 코트렐 요크 대주교는 "이러한 결과는 주기도문이 비록 오래된 기도문이지만, 그 말씀은 모든 종교를 가진 사람들, 그리고 무종교인들에게도 여전히 깊은 울림을 준다는 것을 보여 준다"며 "변화하는 문화와 상황 속에서도 주기도문은 그 어느 때보다 변함없는 지침이 된다"고 했다.
이어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옵소서'와 같은 구절은 오늘날의 도전에 대해 강력히 말하며, 과도함이 아닌 충분함을 추구하고, '충분함'이 실제로 무엇을 의미하는지 생각해 보라고 일깨워 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