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집트 법원의 판결에 따라, 세계에서 가장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운영되어 온 수도원이 문을 닫고 박물관으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
영국 크리스천투데이(CT)에 따르면, 성 캐서린 수도원(St Catherine's monastery)은 6세기 중반 지어졌으며 구약과 신약 모두와 특별한 관련이 있다.
이곳은 그리스도께 바쳐진 가장 오래된 수도원일 뿐만 아니라, 출애굽기에서 모세가 하나님으로부터 십계명을 받은 산인 시나이 산 기슭에 위치해 있다.
성경에는 수도사와 수도원에 대한 언급이 없지만, 로마 제국이 기독교를 국교로 받아들인 직후부터 이러한 직업이 발전하고 인기를 얻었을 것으로 여겨진다고 CT는 전했다.
새로운 신자들의 유입으로 많은 '구세대' 기독교인들은 그리스도를 따르는 자들에게 기대되는 기준이 낮아진 것을 한탄했다. 많은 이들이 옛 기준을 고수하기 위해 광야로 나갔고, 결국 하나님께 집중하고 더 넓은 사회에 봉사할 수 있는 공동체를 형성했다.
성 캐서린 성당에는 현재 약 20명의 수도사가 거주하고 있지만, 카이로 법원은 수도원 부지 소유권을 이집트 정부로 이전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이집트 현지언론 보도에 따르면 수도원을 박물관으로 개조할 계획이 있다고 한다.
이번 판결은 이집트 당국이 "성 캐서린 수도원의 독특하고 신성한 종교적 지위를 유지하고 그 침해를 방지하겠다"고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집트 대통령은 최근 그리스 정부에 수도원을 폐쇄하지 않겠다고 공개적으로 약속했다.
이 수도원은 비잔틴(대체로 그리스어 사용) 제국 시대에 지어졌으며, 뛰어난 비잔틴 시대 미술로 유명하다.
법원의 판결은 기독교인들의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아테네와 그리스 전체의 대주교 이에레네모스 2세는 성명을 통해 "어제의 추문스러운 판결, 즉 이집트 사법 당국의 인권, 더 구체적으로는 종교 자유에 대한 폭력적인 침해 이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정교회 유적지인 시나이 산 수도원은 큰 시련의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이는 역사의 어두운 시대를 떠올리게 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15세기 동안 이 지역에서 오랫동안 지속되어 온 지위를 바꾸려는 모든 시도를 단호히 규탄한다. 책임 있는 그리스 정부와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총리에게 직접, 합법적인 질서를 회복하고 이 성스러운 수도원이 사실상 폐쇄되지 않도록 즉각적이고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한다"라고 했다.
이집트 정부는 그리스와 협력하여 "긴밀한 형제적 관계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