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 루틴(routine)이 궁금합니다."
"치유 기도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당회에서 목사님 의견에 반대가 있을 때, 어떻게 하셨나요?" 

개척교회 3040 목회자들이, 그들처럼 교회를 개척했던 김은호 목사(오륜교회 설립목사, DNA미니스트리 대표)에게 한 질문들이다. 텅빈 예배당에서 홀로 설교하고 기도하며, 때론 눈물로 때론 설렘과 기대로, 오직 주님만 바라보고 치열한 개척의 과정을 거쳤던 김은호 목사의 '멘토링'에 3040 목회자들은 온 정신을 집중했다. 신학교에선 배울 수 없는, 살아있는 현장의 이야기였기에. 

DNA미니스트리는 26~28일, 경기도 가평에 있는 오륜비전빌리지에서 '엑셀러레이터'(Accelerator)라는 이름의 집회를 진행했다. 교단을 초월한 전국의 교인 100명 이하 개척교회 3040 목회자 부부 30가정을 초청했다. 이들은 서로의 목회 현장을 나누고 함께 기도했으며, 특별히 김은호 목사가 경험해 온 목회와 이를 통해 얻게 된 지혜들을 공유했다. 

DNA미니스트리는 "이 사역은 말 그대로 '목회자들을 성장 동력화(엑셀러레이터)하자'라는 의미에서 시작된 것"이라며 "젊은 개척교회 목회자들에게 쉼과 회복의 시간을 주고, 다시금 말씀으로 무장할 수 있도록 섬기는 사역"이라고 소개했다. 

'현장'과 거리 먼 설교와 예배, 의미 없어
목회자, '오늘의 하나님' 확신 갖고 선포를
악해져 가는 시대에 '거룩한 습관' 들여야
결코 혼자 아냐, '임마누엘' 주님 함께하셔 

김은호 목사는 집회 마지막 날, 참석한 목회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김 목사가 어떻게 목회하고 기도해 왔는지, 단지 그 경험을 나누는 것만으로도 3040 목회자들에겐 답이 되는 것처럼 보였다. 집회에 참석한 한 목회자는 "(김은호) 목사님께서도 저와 똑같은 고민을 하셨고, 동일한 어려움을 겪으셨다는 걸 알게 된 것만으로도 위로가 되고 목회에 답이 되었다"고 고백했다. 

김은호 목사는 후배 목회자들에게 무엇보다 '현장'과 '오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목회에선 반드시 현장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장과 거리가 먼 설교, 현장감이 없는 예배는 의미가 없다"고도 했다. 김 목사는 "현장의 예배 속에 하나님의 임재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오늘의 하나님'을 전하는 것이라고 김 목사는 강조했다. 과거에 역사하셨던 하나님께서 오늘 바로 이곳에서도 동일하게 역사하심을, 목회자가 스스로 체험하고 그것을 교인들에게 선포해야 한다는 주문이었다. 

그러나 목회자들은 자주 오늘이 아닌 '과거의 하나님'만을 전한다는 게 김 목사의 문제의식이었다. 그것은 목회자에게 '오늘의 하나님'에 대한 확신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씀대로 살았을 때, 그 가운데 역사하신 하나님을 경험해보지 못한 까닭이라고 했다. 그래서 가장 좋은 설교는 목회자가 먼저 그 말씀을 삶의 현장에서 치열하게 살아내고 이를 통해 얻게 된 은혜를 강단에서 온몸으로 선포하는 것이라고 김 목사는 역설했다. 

김 목사는 "목회자가 '오늘의 하나님'을 확신을 갖고 전해야 교인들도 삶 속에서 '오늘의 하나님'을 경험할 수 있다"고 했다. 

김 목사는 '거룩한 습관'을 들이는 것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것이 없으면 목회가 어려워졌을 때, 쉽게 유혹에 넘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김 목사는 "신앙에는 언제나 업(Up) 다운(Down), 굴곡이 있다. 어느 목회자나 마찬가지"며 "중요한 것은 업 다운의 편차를 가능한 한 줄이는 것"이라고 했다. 

이를 위해 김 목사가 제안한 것이 바로 '거룩한 습관'이다. 즉 영적 원칙을 정하고 그것을 항상 지키며 사는 것이다. 김 목사의 경우, 아침에 일어나면 성경 구절을 암송하고, 날마다 정해진 분량의 성경을 읽으며, 잠들기 전 그날 만난 사람들을 축복하며 기도하는 것 등이 바로 그런 목회의 '루틴'이라고 한다. 

김 목사는 "이런 것이 없이 그냥 살면 되는대로, 닥치는 대로 살게 된다. 목회자가 거룩한 습관 없이 살면 이도 저도 안 된다"며 "점점 더 악해지는 세상 속에서 목회하려면 결코 대충 목회해선 안 된다. 강력한 영성으로 세상을 이기려면 반드시 거룩한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목회가 예전보다 쉽지 않습니다. 제가 개척할 때와 지금은 너무 달라요. 목회의 환경이 그렇고, 목회자를 대하는 세상의 태도도 그렇습니다. 간혹 우리는 '아직도 교회를 다니십니까?'와 같은 말을 듣기도 합니다. 그런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고, 그런 시대에 여러분은 교회를 개척해 목회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시대가 악하고 세상이 변해도 하나님은 변하지 않으십니다. 세상이 어두운 만큼 하나님은 더 강하게 역사하십니다. 우리에게 더 강력한 영성이 필요해요. 결코 적당히 해선 안 됩니다. 시대가 악하기 때문에 하나님의 나라의 강력한 영성이 아니면 돌파할 수 없습니다. 

물론 경제적 어려움이나 인간관계에서의 갈등, 자신에 대한 실망 등 여러 현실적 어려움이 여러분들에게 있다는 걸 저도 잘 압니다. 그러나 낙망해선 안 됩니다. 주님께서 우리와 함께하시고, 지금도 살아계셔서 우리 삶의 현장에서 역사하고 계시기 때문입니다."(폐회예배 설교 中) 

김은호 목사는 다시 치열한 목회 현장으로 나아갈 이들을 위로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는 "하나님께서 여러분에게 '두려워하지 말라, 네 손을 늘어뜨리지 말라'(스바냐 3:16)고 말씀하신다. 위축되지 말고 힘을 내라는 말씀"이라며 "사역 가운데 여러분은 결코 혼자가 아니다. 여러분을 부르신 임마누엘의 하나님께서 끝까지 여러분들과 함께하실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집회에 참석한 개척교회 3040 목회자들은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시작할 수 있는 도전과 힘을 얻었다." "하나님께서 회개하고 다시 일어서는 계기가 되었다. 회복할 수 있어서 너무 감사했다." 등의 소감을 남겼다. 

한편, 김은호 목사의 아내인 정송이 사모가 이번 집회에 목회자인 남편과 함께 참석한 사모들만을 위해 따로 멘토링을 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