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중 포로가 된 북한군 출신 인물이 자유를 택해 대한민국으로의 귀순을 희망하며 육성을 통해 자신의 절박한 심정을 토로했다. 국민의힘 유용원 의원은 지난 2월 말 우크라이나를 직접 방문해 만난 북한군 포로 리모 씨의 녹음된 목소리를 27일 처음으로 공개했다. 

리 씨는 육성에서 "아마 지금 내가 포로 신세가 돼서 교환을 해가지고 조국(북한)에 간다고 하면 부모는 벌써 (처형되고) 없을 거예요. 그거 생각하면 하루종일 기운이 없어요"라고 말했다. 그의 이 같은 발언은 북한 송환 시 가족이 겪게 될 처벌을 직감하며 느끼는 두려움을 고스란히 드러낸 것이다. 

앞서 러시아 국방부는 25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각각 1000명의 포로를 맞교환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유 의원이 확인한 바에 따르면, 지난 1월 우크라이나군에 의해 붙잡힌 북한군 출신 리 씨와 백 씨는 이번 교환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유 의원은 "2월 우크라이나 현지에서 두 사람의 상황을 직접 확인했다"며 "리 씨는 제게 귀순 의사를 분명히 밝혔고, 백 씨도 마음의 문을 열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우리 정부는 당사자가 원할 경우 전원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혔고, 우크라이나 정부도 협조할 뜻을 분명히 했다"며 "그러나 국가 간의 이해관계와 복잡한 외교적 셈법 속에서 이들이 북한으로 송환될 가능성이 있어 큰 우려를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은 "북한군 포로라 하더라도 대한민국 헌법 제3조에 따라 이들은 명백히 우리의 국민"이라며 "이들을 한국으로 데려오는 것은 대한민국이 국제사회에서 인권의 가치를 어떻게 구현하고 있는지를 가늠하는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리 씨는 자신이 북한으로 돌아가면 가족과 함께 처형당할 가능성을 뼈저리게 인식하고 있다"며 "그의 절박한 외침이 공허한 메아리로 끝나지 않도록 우리 정부가 반드시 응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유 의원은 "현실적인 난관이 있더라도 정부는 마지막까지 모든 외교적 수단을 총동원해 이들이 대한민국 땅을 밟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달라"고 촉구했다.